본문으로 바로가기

[책] 교양의 즐거움

category 리뷰/책 2012. 7. 8. 17:07



교양의 즐거움

저자
박홍규 지음
출판사
북하우스 | 2005-11-1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문화적 교양인이 되기 위한 20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는 책. 과거...
가격비교



정말 즐겁고 재미나게 읽었다.
한 권의 책에서 이리도 다양한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제공하다니 마치 어릴 때 어린이날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것처럼 기쁘고 설레서 읽는 내내 신나서 읽었다. 

 
물론 내가 전혀 관심 없는 분야에서는 어렵고 난해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새로운 분야를 맛본다는 생각을 하니 좋았다.


만약 내가 특정 분야에 치우쳐 깊이 있게 공부를 해오고 있었다면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지식의 깊이와 넓이 중에 어떤 부분에 치중할 것인가 생각하면 나는 후자 쪽인 것 같다.
두루 두루 관심이 있는 편인 탓이다. 특히 문화나 예술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는 내가 가진 지식의 깊이가 깊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친절하게 어떤 분야에 대해서 건드려주는 책이 참으로 감사한데 이는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에 관심이 생기기 위해서는 어렵고 딱딱한 책은 금물이라 생각한다.
쉽고 가벼워야 하며 그렇다고 너무 두루뭉술한 진술은 곤란하다.
이 책은 그 간극을 잘 메워줄 수 있는 책이라 여겨졌다.


이 책은 종합 교양서답게 참으로 다양한 분야를 담고 있다.
사상, 철학, 고전, 문학, 사진, 건축, 만화, 미술, 서양음악, 재즈, 판소리, 발레, 뮤지컬, 영화까지.
그래서 어떤 독자든 이 갖가지 분야들 중 적어도 한 가지는 관심 있는 분야가 있을 수밖에 없을 거라 생각한다.


각 장마다 관심이 드는 챕터를 뽑아서 정리를 해 두었다.
나중에 이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할 때 입문서가 될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 있는 챕터를 뽑아보니 「문학(중남미 문학, 일본 문학, 한국 문학, 프랑스 문학 어느 하나를 뽑지 못하겠다. 모두 다 매력이 있어서^^)」과 「서양음악」, 「유럽영화」였다.


서양 음악이야 원래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즐기면서 가볍게 읽었지만 문학과 유럽 영화는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어서 참으로 좋았다.


특히 일본 문학의 시대적 흐름과 중남미 문학의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중남미는 지역적으로 다양한 인종들이 혼재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가 융화되어 문학에 그 면모가 드러난다는 점이 독특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이제 우리에게도 익숙한 마르케스나 보르헤스 같은 거장들의 이름 속에서 이미 중남미 문학의 세계적 위치를 느끼게도 하니까.
민음사에서 이번 달 보르헤스의 문학 읽기 아카데미를 진행하는데 시간상 신청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그의 문학을 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문학도 중남미 문학과 마찬가지로 어느새 세계적인 도약을 하게 되었다.
내가 처음 일본 문학을 접한 것은 국내에도 무수한 팬들을 가진 무라카미 하루키로 ‘상실의 시대’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그의 소설이 내겐 좀 충격이었는지 그 이후 일본 문학이 거리감이 있게 느껴져서 한동안 손에 다시 들지 않았었다.
저자의 글을 통해서 일본 근현대 문학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되어 왔는지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전후 현대적 소비와 자본주의, 대중문화가 익숙해진 일본 현대 작가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은 것은 대중성과 보편성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변방으로 자리하고 있던 재일한국인 문학이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웠다.
유미리,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이름을 앞으로 주목해보아야겠다 생각했다.


유럽 영화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저자의 말처럼 유럽 영화는 예술적이어서 다가서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 영화를 시대적인 발전에 따라 대표적인 거장들의 영화를 다뤄준 것은 설득력이 있었다.
누벨바그에서 시작하여 도그마로까지 유럽 영화가 거쳐왔다는 흐름만을 다뤘다면 흥미를 끌 수 없었을 것 같다.
네 명의 감독 중 끌리는 감독의 영화를 직접 보고 느낀다면 유럽 영화를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는 보려고 찜해두었다^^


교양의 즐거움. 이 책은 제목처럼 내 마음에 단비를 내려준 책이었다.
불과 이틀 전 오랫동안 오지 않다가 시원하게 내려준 비로 가뭄에 도움이 된 것처럼 말이다.
또한 한달동안 찾아야 할 나의 관심사인 Topic을 찾는데도 단서들을 몇 개 얻을 수 있어 유용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