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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국근대사산책 6권

category 리뷰/책 2011. 12. 10. 06:49
한국근대사산책.6사진신부에서민족개조론까지
카테고리 역사/문화 > 한국사
지은이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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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사산책 시리즈 뒷부분의 시작으로 이 부분은 한일병합 이후의 조선의 역사를 정리하였다. 6권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탄생이라는 가장 큰 사건을 중심으로 이전 1910년대 무단정치와 이후 1920년대 문화정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애쓰던 민중들과 독립운동가, 스러져간 지식인들에 대한 역사를 보며 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이 땅의 관점에서만 보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지식에 대한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우리의 관점에서만 보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한쪽 면에서만 바라본 역사는 위험할 수 밖에 없으니까. 특히 당시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의 역사를 좀 알아야 시대적 배경을 알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나아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종교의 무력성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윤치호가 105인 사건으로 옥중생활을 끝내고 친일을 조건으로 나와 한 말이 기독교인을 비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31p) 이제 윤치호는 나의 나라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라고 하는 예수의 말을 근거로 식민지 조선의 정치적 문제에 관심을 표시하는 조선 기독교인들을 비판하면서 기독교는 현실의 정치적인 것과는 무관한 종교라고 주장하게 된다. 그게 어찌 윤치호 개인만의 문제이랴. 종교는 권력에 적극 항거하기도 했지만, 일제강점기를 통틀어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건대, 종교는 대체적으로 권력에 무력했다. 일제강점기는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 시기인 동시에 한국 종교의 성격과 체질에 큰 영향을 미친 시기이기도 했다.

 

-> 과연 윤치호의 이 말을 100%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독립운동가의 대부분이 대종교 신자이기는 했다지만 다른 종교는 나라를 잃은 이 시대에 그야말로 종교적 역할인 마음 수양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곱씹어보게 된다. 종교라는 것이 개인의 기호에 따라 신을 쫓으며 자신의 마음을 돌보자는 것이라지만 이 때는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합심해서 독립이라는 것을 일구어야 할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 러시아 혁명으로 국외 및 국내에 분 공산주의 바람을 통해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72p) 러시아혁명은 한국에게 무엇이었던가? 박은식은 러시아 혁명에 찬사를 보냈다. 러시아혁명을 통해 종래의 극단적 침략국가가 이제 극단적 공화국가가 되었는바, 세계개조의 첫 신호탄이 되었다고 반겼다. 한국의 청년 학생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1918428일 러시아령 하바로프스크에서 이동휘에 의해 최초의 한인 공산주의 정단인 한인사회당이 창립되면서 한국 공산주의 운동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 러시아 혁명은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 공산주의를 이끌게 했고 공산주의사회에 대한 로망을 안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러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에 부는 공산주의의 바람은 아주 거세었던 것 같다. 이는 자유주의의 폐해를 얹고 급히 부상한 마르크스 공산주의부터 시작이 됐지만 러시아의 선두 지휘로 전 세계에 뻗어나간 것이다.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계급적 갈등은 너무나 컸고 프롤레타리아의 투쟁은 필요불가결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공산주의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지금 대한민국이 분단되지는 않았을 것이니까.

 

또한, 이광수가 2·8독립선언서를 작성했다고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게다가 임정에서도 일한 이력이 있다니 놀랍기만 했다.

 

(139p) 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춘원 이광수는 중국으로 망명하여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일하게 되었다.

 

-> 친일행위로 논란이 있어 아무래도 좋게 보기 어려웠는데 이 시대는 한 쪽으로만 바라보는 게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이광수의 대표작 무정이라는 작품을 보고 싶어졌다. 조금씩 알아가는 당시의 상황으로 다시 읽는 무정은 어떤 느낌일지. 아마도 다를 것 같다. 어쨌든 이 당시의 지식인들은 참으로 힘겨웠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해외 활동의 심장부의 역할을 했던 임시정부 내 수많은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솔직히 여전히 너무 갈등구조가 복잡해서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를 통해 임시정부의 중심 인물이었던 이승만과 김구, 이동휘를 엿보고 싶어졌다. 이들의 일대기를 본다거나 평전을 본다면 그 지식의 넓이가 더 넓어지지 않을까 싶다.

 

(297p) 이론과 투쟁은 별개의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늘 일제를 상대로 해야 할 투쟁의 에너지가 내부이론을 정립하기 위한 투쟁에 소모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독립운동을 비장한 어조로 신비화하기보다는, 독립운동에 대한 이해의 방향을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하는 눈높이와 주어진 조건에 맞추어 잡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럴 때에 분열의 원인을 민족성에서 찾으려고 하는 극단적 반작용도 막을 수 있었으련만, 당시의 상황은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 임시 정부 내의 갈등의 접점은 결국 없었다. 각자의 방향은 너무 달랐고 이 때문에 서로의 주장만을 펴느라 타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각자의 소신을 지키는 것이 그리도 중요했는지 솔직히 안타까웠다. 서로 피터지게 싸우느라 정작 일제에 대항해야 하는 민중은 더욱 힘겨워지기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이번 책으로 읽을 거리가 많아졌다. 김구와 이동휘의 일대기가 보고 싶어졌고 이광수의 작품들도 보고 싶어졌다. 다큐멘터리도 한 편 찾아서 볼 예정이다.

조사할 거리도 몇 가지 생겼다. 한국의 호주제와 일본의 호주법을 비교해보고 순종의 신사참배를 다룬 기사를 보고 장지연의 친일논란에 대해서도 증거 자료를 찾아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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