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은 B.F.스키너에 대한 내용을 담을 것 같지만 사실 이 책은 스키너를 비롯한 여러 명의 심리학자들이 관여한 심리실험을 담고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저자는 로렌 슬레이터이다.
저자는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작가,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이다. 여러 권의 책을 썼지만 그녀가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만큼 파장이 컸다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심리학 책으로의 입문을 이 책으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심리학 책으로 읽은 것은 것이라고는 사람풍경(by.김형경)이란 책이 다였는데 이 책은 사람의 심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뜯어보는 쪽이었기에 학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10가지의 심리 실험을 통해서 1900년대 심리학에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알게 해주고 이를 통해 심리학의 흐름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심리 설명을 단순하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독자에게 생각할 바를 더욱 던져주려 노력한 것 같다.
사전조사로 심리학의 갈래나 분류를 확인하고 조사하면서 심리학의 흐름과 발전과정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이 담고 있는 열 가지의 심리실험을 진행한 심리학자들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면서 더 깊이 있게 책의 실험들과 심리학자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스키너라는 남자를 정확히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으로 이해하는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애완동물처럼 훈련시키는 공동체 건설이 꿈이었던 잔인한 이데올로기주의자로서의 스키너와 인간의 행동을 바라보는 우리의 방식을 영원히 바꾸어놓은, 놀라운 발견을 한 과학자로서의 스키너. 간헐적인 강화의 효과와 인간 행동의 틀이 어떻게 형성?강화?소멸되는가를 발견한 반박 불가능한 스키너의 명석한 실험 데이터가 있는가 하면, 그에게 엄청난 오명을 가져다준 그의 철학이 존재했다. (35~36p)
-> 스키너는 스키너의 심리상자를 통해 조작적 조건의 환경을 만들고 실험을 하였다. 실험을 통해 어떤 행동을 한 결과 원하는 것을 얻게 되면 그 행동을 자주 하게 된다고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키너가 살던 시대에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지배하던 때였다. 오늘날 여러 해석을 받는 스키너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쫓았던 심리학이 사례를 세우고 실제 실험으로 검증되어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에 있지 않을까?
작고 뜨거운 점. 나는 인종 차별적 비방을 들으면서도 분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얼마나 자주 침묵했던가? 직장에서 잘못된 일을 보고도, 동료가 형편없는 대접을 받는 것을 보면서도 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자주 가만히 있었는가? 작고 뜨거운 점들은 우리 안에서 돌아다닌다. 어떤 상황에서는 그것이 밝게 빛나고, 어떤 상황에서는 빛을 잃는다. 하지만 도덕적 실패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기 때문에 많은 실패를 하고 나면 다시는 예전의 모습을 돌아갈 수가 없다. (93p)
->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을 통해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서 복종을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것이 분명히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 왜 우리는 도덕적인 규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판단하는 것일까? 그러면서 과연 나도 이런 상황이라면 옳은 일만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인생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비상 사태는 해석하기 어려운 미묘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달리와 라타네의 실험은 위기임이 분명한 사태조차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상사태란 실존하는 사실이 아니라 의식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9p)
사회적 신호. 방관자 효과. 다수의 무시. 과학적으로 포장된 이 표현들은 그것이 내포한 어리석음을 몰래 감춘다. (111p)
-> 달리와 라타네의 실험을 통해 개인으로 존재하는 개인과 집단 내 존재하는 개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극명하게 알 수 있었다. 이전의 홀로코스트, 나치에 대한 것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인터넷 세상에서 한 사람을 바보 만들어버리는 무자비한 익명의 네티즌들을 떠올리고 이전보다는 조금 이해를 하게 되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아이의 아이의 아이의 아이의 아이를 살아서 볼 수 있다면 그것을 원할 것인가? 그렇게 되면 인간이라는 의미 자체가 상실되는 것은 아닌가? 탄생과 죽음이 우리의 기억을 떠받치고 우리의 삶에 형체를 주는 것이 아니던가? 우리가 모든 강화제를 수용하고 돈을 대고 마침내 복용하게 될 때 우리의 모습은 정확히 어떨 것인가? (295p)
->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가짜 기억 이식 실험은 유한한 기억력을 가진 인간이 참으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기억이라는 것이 영원하다면 이 세상은 더 난잡해질 지 모른다. 언젠간 잊혀지는 망각의 기억이 이렇게 고마울 데가… 설사 바보 같이 느껴질 때가 있는 몹쓸 기억력이라도 돈을 주고 기억을 사고 싶지는 않다.
10가지의 실험 중 나는 특히 교육을 가장한 권위와 복종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스탠리 밀그램과 달리와 라타네의 사회적 신호와 방관자 효과가 기억에 남는다. 실험을 통해 사회 심리학과 성격 심리학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또한 엘리자베스 로프터스가 진행한 기억조작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이를 통해 우리가 만들어낸 기억이 왜곡된 기억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더불어 기억력의 유한함에 감사함을 느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심리학은 결코 심리학 같지 않게 느껴졌다. 예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연구하는 심리학은 이제 한계가 있다 생각한다.
심리가 과학인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심리가 어째서 과학이라는 것인가? 이론이 있으면 반드시 검증해야 하는가? 과학과 심리가 왜 연결이 되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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