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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국독립운동사강의

category 리뷰/책 2011. 11. 30. 06:48

한국독립운동사강의
카테고리 역사/문화 > 한국사
지은이 한국근현대사학회 (한울아카데미,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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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사강의가 한일병합 이전까지를 다루고 있었다면 한국독립운동사강의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한일병합 이후의 한국독립운동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 명인데 한국근현대사학회에 속한 교수나 학자들이 주다. 그래서 사건 중심의 에피소드를 엮은 한국근대사산책보다는 훨씬 학술적인 느낌이 든다. 또한 여러 명이 썼기 때문에 필체나 전개 방식이 모두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집중도나 몰입도도 달랐던 것 같다. 어느 사람이 쓴 것은 한번 읽어도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이 있는 것이 있는 반면 다른 사람이 쓴 것은 읽고 나도 정리가 안되서 헤맨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을 칭찬하고 싶은 것은 한국독립운동사를 하나로 묶어 일목요연하게 진지하게 정리했다는 점이다. 정리하면서 책을 읽으면 더 효과를 볼 수 있을 책이다. 그래서 나도 일부러 속도 내지 않고 천천히 읽었던 것 같다. 그만큼 건진 것도 많은 고마운 책이 되었다.

 

어느 책이나 머리말과 맺음말이 있다지만 이 책은 조금 더 특별했다. 머리말은 개론, 맺음말은 총론으로 적혀 있었는데 개론은 이 책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요약 정리한 느낌이었고 맺음말은 한국독립운동사에 대해 우리의 조상은 어떤 식으로 생각했으며 나아가 우리가 독립운동사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나 태도에 대해서 적어놓았다. 일본 등 해외에서 주장하는 식민지 사관은 이제 이해하고도 남음임이지만 국내에서 민족주의 사관만이 아닌 식민지 사관을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진지하게 연구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일제 식민지 통치의 전개와 그에 따른 시기별 독립운동의 형태 및 특징을 알게 되었고 국내와 국외에서 각기 이루어진 독립운동의 방식과 국외 같은 경우 위치와 입지에 따라 독립운동의 형태가 달라졌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노선에 따른 독립운동이 달랐던 이유와 그 실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독립운동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식민지지배를 극복하기 위한 일련의 민족적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거나 반식민지 상태에 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구국운동이라고 한다. 하지만 구국운동이 반식민지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식민지로 전락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독립운동이 된다. 독립운동은 일종의 식민지 해방운동인 것이다. ... 중국과 같이 구국운동만으로 반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난 경우도 있지만, 구국운동을 성공적으로 끝내지 못하고, 식민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도 바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된다.(10~11p)

독립운동의 최고 가치는 민족의 독립이었다. 그러나 독립운동이 이것만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식민지 상태를 청산하고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한국 독립의 경우 일제에게 빼앗긴 국토와 주권을 회복하고, 일제의 식민통치 권력과 구조를 완전히 파괴·추방하여 한민족의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최종의 목표였던 것이다.(11p)

한국독립운동은 시간적으로 일제의 침략을 받은 이래 1945년 해방될 때까지, 공간적으로는 국내를 비롯하여 한민족이 거주하는 세계 각 지역에서, 그리고 모든 방법과 수단을 총동원하여 전개되었다.(20p)

독립운동의 목표와 이념은 그것을 추진하는 세력들의 사상적 기반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그러나 목표와 이념을 달리하는 세력들 사이에 끊임없이 통일운동이 전개되면서 공통된 기반과 합의를 이루어갔다. 1910년대에 노선을 달리했던 복벽주의와 공화주의는 3·1운동을 통해 공화주의 노선으로 합일되었다. 1920년대에 들어와 자유주의·사회주의·무정부주의 등 정치이념에 따라 목표와 이념이 다원화되었지만, 1930년대를 거치면서 중국 관내지역과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합의를 이루어갔다. 그리고 1940년대에도 임시정부·조선독립동맹·조선건국동맹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독립운동세력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노력이 추진되었고, 그것이 성사되기 전에 일제가 패망하여 해방을 맞게 되었다.(23p)

앞으로 독립운동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우선 독립운동사를 좀더 넓은 시각과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독립운동은 한민족이 일제를 상대로 전개한 것이지만, 인류의 자유와 평화를 짓밟는 제국주의를 상대로 하여 인류의 정의와 양심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바로 독립운동이기도 한 것이다.
둘째는 독립운동사를 한민족의 주체적 입장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독립운동을 한민족이 아닌 일제를 주체로 하여 이해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독립운동의 주체는 한민족이었고, 한민족을 주인공으로 하여 독립운동사를 이해해야 한다.
셋째는 독립운동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타율적인 구각을 떨쳐버리고 자율적인 역사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는 8·15 해방을 어떻게 보느냐와 해방 후 미·소의 한반도 점령과 남북분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넷째는 독립운동은 세계제패를 꿈꾸던 강력한 일제를 상대로 하여 전개되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독립운동은 민족의 역량을 결집하고 독립군을 양성하다가 일제가 미·중·소 등과 전쟁을 할 때, 이들과 함께 대일전쟁을 전개함으로써 일제가 패망한 후 연합국의 일원으로서의 지위를 얻는다는 것을 최고 전략으로 하여 전개되었다. 문제는 일제가 패망했을 때, 강대국들이 한민족의 이러한 활동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다섯째는 성공했거나 드러난 활동만에 초점을 두어 독립운동사를 이해하는 ‘성공사관’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계획을 수립했다가 실행에 옮기지 못했거나,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실행하고 성공을 거둔 것보다 계획단계에 그치거나 실패한 독립운동이 더 많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립운동 과정에서 한국의 역사가 발전해 간 모습을 보도록 해야 한다. 독립운동을 추진하면서 수천 년 동안 지속되어 오던 군주제와 봉건제를 청산하고 근대국민국가 수립의 기초를 확립함으로써, 민족사의 획기적 전환을 이루었다. 그리고 독립운동을 통하여 내적으로는 민족의 주체의식과 민족주의를 성장시키면서 근대사회 형성의 원동력을 마련했고, 외적으로는 은자의 나라로 알려져 있던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크게 향상시켰던 것이다.(25~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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