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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category 리뷰/책 2011. 9. 9. 12:28

2011년 6월. 여러 권의 책을 선물받았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책 들 중 하나로...

선물로 접하게 된 책이라 더 잘 읽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됐는지는 조금 걱정스럽다.

게다가 독서에 관한 책이라 기대가 컸는데 내겐 좀 어렵다는 느낌이 있었다.


제목을 봤을 때는

'어째서 읽지 않는 책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는 얘기지?'

단순한 의구심이 일었으나

읽어도 읽어도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총 두번 읽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는 더 그랬다.


작가 피에르 바야르는 실제 어떤 필체를 지녔을까 궁금했는데

책의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은 것 같으나

이를 풀어내는 말이 어렵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인지...


물론 번역서이기 때문에 지닌 한계도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작가가 정말 이처럼 말을 이어갔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비독서의 유형에는 무엇이 있고

이런 상황은 어떤 것이며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다루고 있다.


책을 읽고 위안이 됐던 것은

평소 내가 독서에 대해 가졌던 강박증과 까다로움 등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첫번째로,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장서가라 해도 평생 읽는 권수가 확률적으로 굉장히 낮은 수치라는 것.


사실 그렇지 않는가.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는 책.

하루에 수천,수만권이 쏟아지는 책 속에서 과연 내가 이 모든 책을 어떻게 섭렵할 수 있겠는가.

다만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어떤 책을 읽는가가 중요한 것이겠지~


두번째로, 책을 잊어버려도 괜찮다. 

어쩌면 책을 집어들고 읽는 것은 망각의 과정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라고 한 것.


이는 특히 내가 평소 힘들었던 부분인데...

독서를 해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린다는 자책감과 괴로움 때문이었다.

몰랐는데 몽테뉴가 그렇게 잘 잊어버리는 사람인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이에 비하면 아직까지 나는 참 괜찮은 뇌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창조적 독서가로 거듭나라는 것이다.

책도 유동적인 객체, 나도 유동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이므로 이를 함께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책이라는 것이 결국 자기를 비추는 또 하나의 거울이므로  

이를 마주치는 것을 두려워말고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하라는 것을 말하려 한 게 아닐까 싶다.


새로운 관점에서 책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저자에게 감사하며

끝으로 책에 등장하는 여러 소설은 언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나쓰메 소세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