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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라시드 앗 딘의 집사 1 - 부족지

category 리뷰/책 2023. 10. 16. 10:37

집사는 몽골의 지배를 받던 이란에서 칸의 최측근으로 재상의 직책을 수행한 ‘라시드 앗 딘’에 의해 쓰여졌다. 집사는 몽골 군주의 칙령과 후원을 받아 집필되어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원자료를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원제목은 ‘연대기의 집성’으로 몽골 제국을 건설하고 통치한 군주들의 연대기를 종합하였을 뿐 아니라 중국, 인도, 아랍, 투르크, 유럽, 유태 등 여러 민족의 역사들이 집대성되어 가치를 더한다. 집사가 ‘최초의 세계사’라고 불리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고 한다.

 

라시드 앗 딘은 이란 중부 하마단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나 제약과 의술을 익힌 뒤 몽골 군주가 ‘일 칸’인 시기에 궁정에 나아가서 ‘가잔 칸’ 시기 이후에는 문관으로는 최고직인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는 인물이다. 안타깝게도 1318~19년 일 칸국의 군주를 시해했다는 고발로 처형되고 말았다. 

 

가잔 칸은 라시드 앗 딘에게 몽골제국사만 집필하도록 하였는데 가잔 칸이 사망할 때까지도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후 즉위한 울제이 투 칸이 기존에 집필하던 몽골제국사의 내용은 ‘가잔 사’로 명명하고 자신의 치세 이후 벌어진 일과 세계 각 민족의 역사를 넣어 2부 내용으로 삼고 각 지역의 지리적 특징을 3부 내용으로 하도록 함으로써 집사의 내용이 처음과는 달리 확장되었다. 

 

‘집사’ 제1부 원문의 제목은  ⌜투르크 종족들의 흥기에 관한 역사와 그들이 여러 부족으로 갈라지게 된 상황에 대한 설명•각 부족 조상들의 정황에 대한 전반적인 서술⌟로 되어 있지만, 편의상 학자들은 이를 ⌜부족지⌟라고 부른다. ⌜부족지⌟는 배치상으로도 ‘집사’의 첫머리에 나올 뿐만 아니라 집필 시기 면에서도 다른 부분들에 비해 가장 먼저 집필된 것으로 보인다. - P35

 

당시 일 칸국의 몽골 귀족들은 선조의 이름이나 업적을 대부분 아는 경우가 드물었고 이를 위해서 자신들의 뿌리에 대한 내용을 기록할 필요가 있었다. ⌜부족지⌟는 2권에 나오는 몽골 제국의 역사에 관한 인물에 대한 배경 지식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 

 

⌜부족지⌟의 내용은 유목집단의 구성에 따라 오구즈족, 몽골이라 불리게 된 투르크족, 투르크족, 원래부터 몽골이라 불리던 종족 이렇게 4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구즈족은 노아의 증손자라고 하는 전설의 인물 오구즈가 이슬람으로 개종할 때 그와 함께한 집단과 그 후손들로 이루어져 있다. 투르크족은 오구즈와 연합하지 않은 이들 중 스스로를 몽골이라 부른 집단이냐 아니냐에 따라 구분이 지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애초부터 몽골이라 이름불린 집단이 있다.

 

라시드 앗 딘에 의하면 이들 네 집단은 모두 아불제 칸의 아들인 딥 야쿠이의 후손이라고 한다. 아불제 칸은 성경과 코란에 나오는 노아에 해당되고, 딥 야쿠이는 야벳에 해당된다. 따라서 ⌜부족지⌟에 보이는 종족 관념은 노아의 아들 셈이 아랍 유태 민족의 조상이 되었고, 함이 흑인들의 조상이 되었으며, 야벳이 투르크인의 조상이 되었다는 서아시아 주민들의 전통적인 이해방식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P37

 

⌜부족지⌟를 통해서 이 네 부족에서 배출된 중요 인물들과 후손들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각 부족의 계보가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인물들의 계보를 단 번에 그려낸다는 것은 무리다. 그저 참고서를 하나 얻었다 여기고 2권 이후 다양한 역사적 일화들을 확인할 때 도움을 받는다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각 부족은 칭기스칸이 제국을 건설하는 과정에 동참한 집단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았던 집단이 있기 때문에 칭기스칸을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구르 종족은 무함마드 무스타파의 시대에 무슬림이 되면서 유일신을 믿는 집단이 되었다. 오구즈와 그의 아들 이후 오랜 동안 그 종족으로부터 많은 군주들이 나왔고, 각 시대마다 24개의 지파로부터 강력한 군주가 출현하였으며, 군주의 자리는 오랜 기간 동안 그의 가문에서 떠나지 않았다. (…) 그들의 통치와 지배는 이란 땅에도 미쳤다. (…) 또한 위구르족 역시 이 투르크 집단에 나왔고, 거주지가 몽골 지방의 경계와 가까우며, 그들이 오구즈의 사촌들에게서 나왔다. - P122~123

 

오래 전에 몽골화된 투르크족들은 저나름의 별칭과 이름을 갖고 있었고, 독자적인 지도자와 아미르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잘라이르 오이라트 타타르와 다른 종족들처럼 그 각각에서부터 지파와 부족이 다시 갈라졌다. 그들의 목지와 거처는 정해져 있었고, 그들의 외모와 언어는 몽골의 외모와 언어와 흡사했다. 그때는 몽골의 지파가 투르크에 속하는 한 종족이었지만, 지금은 그들의 성공과 막강함과 용맹함으로 인하여 다른 종족들도 모두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 P125

 

투크르족들은 각각의 종족에 군주와 지도자가 있었고, 정해진 목지와 거주지가 있었으며, 그들은 각기 몇몇 종족과 지파로 나뉘어져 있었다. 앞에서 설명한 또 다른 투르크인들과 몽골계 투르크인들은 오늘날 이 종족에 대해 별다른 경외감을 느끼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몽골의 군주인 칭기스 칸의 일족이 지고한 주님의 힘에 의해 그들을 정복하여 눌러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옛날에는 이 종족들이 투르크의 [다른 어떤] 집단들보다 더 중요하고 웅대했으며, 강력한 군주들도 있었다. - P195

 

니르운 몽골은 알란 코아가 남편인 도분 바얀이 죽은 뒤 출산한 자손들에게서 나온 종족이다. 알란 코아는 남편이 죽은 뒤 빛에 의해 임신하여 세 아들을 출산했다고 한다. 칭기스칸은 6대 선조인 카불 칸의 손자이자 칭기스칸의 아버지인 에수게이 바하두르의 아들이다. 

칭기스 칸의 부친인 이수게이 바하두르의 자식들은 ‘보르지킨 키야트’라고 불리는데 투르크어에서 ‘보르지킨’은 회색빛 눈을 지닌 사람을 뜻하며, 그들의 피부색은 누런 빛을 띤다. 그들이 얼마나 대담하고 용맹했는지, 그 용맹함은 본보기로 이야기될 정도였다. 종족들이 서로 전투를 벌이게 되면 그들에게 매달려 청원하고 공납과 선물을 바치면서 그들의 힘과 용맹을 [보태 줄 것을] 간청했고, 그들의 지원과 도움으로 강력한 적을 정복하고 패배시켰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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