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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바로 서는 살아있는 번역 강의. 이 책으로 번역 관련 이론책을 어느덧 두 권째 접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첫 번째 책보다 더 좋았다. 물론 내가 더 익숙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이 책은 여러모로 내게 유연한 번역이란 어떤 것이고 번역을 어떻게 확장시켜 나가야 하는지 제시해주었기 때문이다.
지은이 이희재님은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는 번역인 중 한명이다. 20년동안 수많은 번역 작품이 있는 것을 봐도 그렇다. 그렇다 해서 이 분의 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였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대한민국을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번역이라는 것이 단순히 외국어 글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를 올바르게 정립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저자가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내 가슴을 여러 모로 울리는 게 많았다. 특히 내게 와 닿았던 것은 현실적으로 번역자들이 번역을 하다보면 사전을 참고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인데 그럴 때 현재의 영한사전은 제대로 된 한국어 번역을 하기 위해 한계가 있고 모자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의 영한사전은 영일사전을 그대로 베껴서 답습해온 결과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영한 사전 편찬자들을 향해 쓴소리를 서슴지 않은 저자에게서 통쾌함을 느꼈다.
이제 더 이상 현재의 사전 편찬법을 고수해서는 안된다. 마땅히 반성하고 우리 고유의 말을 포함시키는 등 올바르게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국어 사전부터 개선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국어사전을 읽다 보면 해설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게다가 우리 고유의 말 등을 많이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번역자들도 노력을 함께 다해야 할 거라고 본다.
이 책을 편찬한 이유는 잃어버린 한국어의 창공을 향해 한없이 날아오르고 싶었던 마음의 비행이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따라서 이 책은 번역을 직업으로 삼은 저자가 살아있는 현장 속에서 보고 느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어에 대한 현 실태, 한국어 번역 시장에 대한 현황을 담은 보고서라 할 수 있다.
그저 말을 옮기는 것이 번역이 아니라 말을 옮길 때 한국어의 실정에 맞는 번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한국어 언문일치체에 한국어 이말의 개성이 담겨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중간 중간 예문을 번역하면서 어려움을 느껴 좌절한 적이 많았지만 이 책은 한국에서 번역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봤으면 하는 책으로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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