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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진순신 이야기중국사 2

category 리뷰/책 2023. 1. 29. 13:16

1권이 춘추 시대까지를 다루었다면 2권은 전국시대를 주름 잡은 칠웅, 이를 통일한 진시황과 짧았던 진의 치세, 유방의 등장으로 한이 통일되고 이후 전한이 멸망하기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어찌 보면 가장 드라마틱한 사연이 모여 있는 최초의 시기가 아닐까.

춘추 시대의 제후는 주나라로부터 토지를 받은 봉건영주들이었다. 농업기술의 진보로 새로이 토지를 개간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은 주나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 내었다.
새로이 개간된 땅은 영지의 변경이었을 테니, 영주 스스로가 가는 경우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신하들의 일이었다. 명령을 받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쨌든 이익을 가져다줄 새로운 토지가 생기는 일은 담당한 가신의 공적이니 그들이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당연했다. 제후를 섬기는 유력한 신하들이 더욱 유력해져서 드디어는 군주를 능가하게까지 되었다. 이것이 전국 시대의 양상이었다.(P33)

춘추 시대는 여러 제후국이 분열되어 있었으나 서로의 특색을 지닌 채 경쟁 구도를 가져갔다고 할 수 있다.
뒤이어 등장한 전국 시대는 7명의 제후국이 패자가 되어 피 튀기며 자웅을 겨루다가 드디어 중국 최초의 황제국이 등장한다. 지금도 China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데는 그만큼의 무게가 있기 때문일테고 외국에서 볼 때도 당시의 모습이 충격적이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시황의 출생에 얽힌 이야기는 지금 봐도 놀랍다고 보여진다. 여불위는 재력을 이용하여 미모의 무기를 집에 들였다. 당시 부호의 집에서는 가기를 두어 빈객을 접대하고 있었다. 인질 공자인 자초가 어느 날 여불위에게 초대를 받아 가장 아름다운 무기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내게 달라"고 말을 꺼냈다. 그런데 그 무기는 여불위가 손을 댔을 뿐만 아니라 벌써 임신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부하면 지금까지 쏟아부은 투자가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만다. 여불위는 그녀를 자초에게 주기로 했다. 다만 여불위와 그녀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숨기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한단에서 사내아이를 낳았다. 자초는 물론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 아이의 이름을 정(政)이라고 지었다. 그 정이 천하를 통일한 시황제였다.(P180) 그는 정상적이라면 왕위에 오를 만한 위치는 아니었다. 그러나 결국 황제에까지 오른 것은 시대적인 상황만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결국 그의 드라이브 능력도 있었음을 의미할 것이다.
난세를 평정, 천하통일을 하고 만리장성을 이어 쌓으며 패업을 꿈꾼 진나라는 짧은 치세를 뒤로 하고 진승과 오광을 비롯하여 유방, 항량, 항우가 일으킨 군대에 의해 결국 멸망한다.

엘리트였던 항우에 비해 유방은 출신도 그렇고 어찌 보면 평범한 이였다고 할 수 있다. 홍문연에서의 만남은 역사에 남을 장면이기는 하나 그만큼 후에 각색된 측면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항우는 서초의 패왕이 되고 유방은 한왕이 된다. 항우는 초의 회왕을 의제로 받들었다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바로 죽였고 이후 한과 초나라 간의 항쟁이 시작된다. 초한전쟁에서 항우가 속한 초군의 승리가 계속된다. 한군은 계속 대패했는데 이 때 유방이 초나라에 있던 범증을 이용하여 항우와 이간질을 놓았고 이것이 성공한다.
유방과 항우는 중국 시대의 여러 라이벌 중 아마 몇 손에 꼽는 이들일 것이다. 유방 4년 초, 한 천하를 양분하고 하나씩 가질 것을 맹약하였으나 유방은 이를 깨고 제후들과 함께 해하에서 항우를 포위한다. 항우는 결사대를 끌고 남하하여 오강까지 이르렀으나 결국 패하여 자결하고 한왕 유방이 황제를 칭하면서 고조에 오른다. 언제 봐도 재밌는 그들의 이야기에 또 다시 초한전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고조가 왕위에 오르고 나서 12년 만에 죽고 나서 혜제가 즉위하였으나 여 태후의 힘이 강하여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혜제가 죽고 나서도 여 태후의 힘이 강력하여 몇 대가 지나는 동안 정권을 좌지우지했다. 그가 죽고 나서 문제가 즉위하고(BC 180년) 나서야 한나라의 치세가 안정화된다.
한나라는 중국인들에게 특별하다. 이는 문자와 관련이 된다고 보인다. 진나라의 소전(小篆)을 바탕으로 문자가 ‘한자(漢字)‘라 불리게 되었으며, ‘한문(漢文)‘, ‘한시(漢詩)‘, ‘한족(漢族)‘ 등과 같이 한(漢)이라고 하면 곧 중국을 떠올릴 정도가 되었다.(P382)  문제 이후 경제를 거쳐 무제가 즉위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무제는 주변국을 이리 저리 들쑤시고 다녔다. 무제는 장건을 서역에 파견하여 정황을 살피게 했다(다시 돌아오기까지 무려 13년이 걸린). 그리고 눈의 가시였던 흉노를 위청과 곽거병 장수를 이용해 원정에 성공한다(BC 119년). 물론 한나라의 군사력이 강해서만은 아니였고 흉노에 내부 분열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후 남월을 정복하고(BC 111년) 조선 원정을 꾀하기도(BC 109년) 했다.

무제에 뒤이어 황제가 되려는 이에 수많은 사람이 무고하게 죽어나갔다. 1차 무고의 난으로 공손하의 일족이 죽고 2차 무고의 난으로 위 황후와 황태자 유거가 자살하였다. 소제가 즉위하였으나 21살의 나이로 죽고 만다. 그가 재위하던 10여 년동안은 궁정 내의 권력투쟁의 시대였고 백성은 피폐했다. 거듭되는 외국 정벌 때문에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이 차출되어 전쟁터로 갔다. 커다란 건조물 조영을 위한 인부로도 징용되었다. 농민뿐만 아니라 상인과 운송업자도 일을 잃었다. 정부는 독점 기업이 되었고 그 폐해는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당연히사회 불안이 조성되었다. 각지에 도둑이 창궐했다.(P537) 그 후 혼란의 시기를 거듭하다 왕망이 대부가 되었다 평제를 독살하고 스스로 가황제로 즉위한다. 국호를 신(新)이라 하였다. 왕망은 한나라의 정책을 따르지 않고 복고적 신정책을 펼쳐 사회불안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각지에 제후왕으로 봉해졌던 사람들과 열후왕으로 봉해졌던 사람들은 호족이 되어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는데 왕망의 정책에 불만을 가졌다.

3권은 후한, 삼국 시대에 이은 5호16국, 위진남북조 시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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