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님 책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를 연이어 읽고 있다.
원래 일하던 파자마부에서 초상화부로 옮기게 된 주인공.
서울대 다녔다는 것이 들어가는 문턱을 쉽게 했었는데 매출이 줄어들자 그것이 크나큰 압박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도 사람은 환경에 적응한다고 초상화부에 가서 미군들에게 "메이 아이 헬프 유" 문장만 하던 것이 점차 생존 영어를 하기에 이른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날까 궁금해진다.
등 뒤에서 들리는 노골적인 원성을 통해 나는 우리 식구 말고도 내 어깨에 이삼십 명의 식구가 더 실려 있다는 걸 실물의 무게처럼 절박하게 느끼곤 했다. 그 무게는 잘 때도 나를 천 근의 무게로 가위 눌리게 했다. 나는 일주일을 견디지 못하고 말문을 열게 됐다. 일단 말문이 열리자 수치심이 사라졌고, 수치심이 사라지자 이 군 식의 엉터리 영어가 술술술 잘도 나왔다. 굴복했다기보다는 무너진 것 같은 자포자기였다. 화가들이 뒤에서 안도의 숨을 쉬면서 좋아했다. 말문이 열리자, 지아이들 관상까지 볼 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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