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편 차 얻어 타고 출근해서 스벅 가서 공짜쿠폰으로 커피 바꾸고 회사에 일찍 도착했다.
덕분에 업무 시간 전에 박완서 선생님 소설을 읽었다.
읽은 부분은 주인공이 전쟁 기간 PX 상점에서 일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전쟁 기간동안에도 사람들은 오가고 물건을 주고 받고 했겠구나~ 생각했다.
전쟁의 상흔이 남긴 폐허 더미 속에서 그곳은 별천지가 아니었을까.
폐건물 사이의 화려한 조명들이 번쩍번쩍 했을테니 말이다.
선생님의 묘사력 덕분에 마치 그 공간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대가의 솜씨는 다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검문소를 통과하고 나서 한참을 더 가서 복도가 오른쪽으로 꺽이고, 그 끝에 있는 문을 밀고 들어서니까 매장이 나타났다. 들어서자마자 있는 것은 사진을 현상하는 사진부였고, 그 다음이 내가 일할 파자마부, 가운데가 귀금속부, 가죽제품부, 목공예품의 순서로 한국물산 매장이 있고, 그 다음부터는 미제 물품을 취급하는 진짜 피엑스로 이어지고 있었다. 지금의 안목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게 그때는 눈이 돌게 휘황한 별세계였다. 주야로 포성이 그치지 않고 밤이면 북쪽 하늘에 전쟁의 섬광이 불길하게 명멸하는 이 최전방 도시에 이런 고장도 있었던가, 마치 흑백영화에서 갑자기 총천연색 영화의 세계로 떠다밀린 것처럼 얼떨떨하고도 황홀했고, 뭔지 모르게 억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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