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 도쿄의 시간 기록자들
-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
- 그림 속에 숨겨진 조선 역사
- 사회계약론
- 작은 아씨들
- 바이드노믹스
- 진보와 빈곤
-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 불평등의 이유
- 생각의 기원
- 서양미술사
- 끌림
- 핑거스미스
- 티핑 더 벨벳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대동법: 조선 최고의 개혁
-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
- 35년
- 영원의 미소
- 걸리버 여행기
- 보물섬
총 24권의 책을 읽었다.
작년에는 총 읽은 책이 이 정도였던 것 같은데 올해는 상반기 내에 다 읽었구만.
이북 구독 서비스가 확실히 책의 진도를 빼기에는 탁월한 것 같다.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짬짬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읽은 책들이 다양하다 생각하지만 따져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인문 책 쪽에 역시 대부분 몰려 있고
후반기에는 북클럽 때문에 읽은 동화와 소설 책 분야가 다다.
어쨌든 감명 깊게 읽은 책들을 꼽아 정리해본다.
1. 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한국 현대사에 기여한 지성인들 60명을 한 자리에 모아 놓았다. 역사, 정치, 사회, 문화, 종교,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가 망라되어 있어 읽는 즐거움을 주었다. 각 지성인을 선정한 이유와 대표작을 훓어보고 저자의 간단한 평가까지 덧붙여 놓았다. 선정된 지성인 중 처음 듣는 이름도 간혹 있어서 체크한 경우도 있었고 '이 사람이 지성인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지성인 중 몇몇은 체크해놓고 저작을 구매하기도 했다. 한국사상사를 쓴 박종홍의 경우가 그랬다. 이런 책은 두고 두고 읽을 책은 아니지만 한번 읽어 놓으면 나만의 목록을 만들어 더 깊이 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2. 진보와 빈곤
유튜브 알릴레오 북스 채널을 통해서 알게 된 책이다. 솔직히 이런 저자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헨리 조지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다는 점만으로 수확이 있었다. 분명히 우리는 잘 살게 되었는데 왜 가난은 떨어지지 않는가 라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토지를 사유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불평등의 기원이 토지사유제에서 나온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한 책이었다. 그리고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 자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노동생산물로부터 나온다는 주장도 흥미로웠다. 역사는 분명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지금의 사회도 곱씹어 볼 내용이 적지 않았다.
3. 35년
저자의 이름이야 워낙 조선왕조실록으로 이미 알려져 있으니 넘어가기로 하고. 실은 집에 조선왕조실록 전집을 가지고 있지만 참고용으로 읽는 정도였다. 조선사는 워낙 남아있는 자료가 많아 다양한 레퍼런스가 있지만 짧은 시간 내에 인물과 사건을 파악하기에 이만한 자료는 없다 생각한다. 35년은 7권의 분량에 일제시기를 담아놓았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을거라 판단된다. 특히나 1920년대에는 무척 많은 단체가 존재하고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인물들이 있다. 학창 시절 이 부분 외운다고 생각하면 기가 빨려서 결국 포기하게 되는 부분이다.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배우는 역사에서 재미를 찾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만화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놓치기 쉬운 인물들과 사건을 대부분 다루고 있어서 레퍼런스의 역할로도 충분할 것 같다. 나는 구독 서비스로 읽는 바람에 책을 소장하고 있지는 않은데 조만간 이북으로든 실물책이든 구매할 계획이다.
4. 대동법: 조선 최고의 개혁
상반기에 북클럽을 통해 한국통사를 공부했다. 그런데 조선의 개혁들 중 가장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대동법에 대해서 너무 단편적으로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런 내 갈증을 해소해 주기에 알맞은 책이 있었으니 이 책이다. 워낙 중요한 개혁이어서 학교 다닐 때도 대동법에 대해서는 꽤 분량을 들여 가르친다. 하지만 대동법의 자세한 내용과 변천사, 관련된 인물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책은 이 모두를 다루고 있다. 어찌 보면 조선의 공물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대동에서부터 경대동, 호서대동법과 경기선혜법의 수정. 그리고 대동법의 전국화에 이르기까지 100년에 걸친 제도의 정비는 중간에 병자호란이라는 큰 전쟁의 변수가 있었음에도 꾸준한 시도 끝에 정착될 수 있었다. 역시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는 법이다.
5.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선생님의 아동기, 청소년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일제 시기 말부터 6.25 전쟁을 겪기 전까지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개성 박적골이란 곳에서 살다가 서울 현저동으로 이사를 온다. 일제 말기 사회상 황국신민서사를 암송하고 천황에 경례하는 모습이 일상이 되고 전쟁에 총알받이가 되어 나가야 하거나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초혼이 성행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우여곡절 끝에 해방이 되었지만 기쁨은 잠시였을 뿐 좌우익의 분열 속에 나라는 혼란스러워진다. 친일을 했던 이들은 친일파로 몰리기 전 모습을 바꾸어 애국지사가 된다. 해방 이후 전쟁 이전까지의 역사는 너무나 버라이어티해서 어찌 이런 일이 있었을까 왜 이럴 수 밖에 없었을까 소름의 연속이다. 분명한 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이익을 가져간다는 웃픈 사실이다.
6.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 이어 박완서 선생님의 처녀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6.25 전쟁 시기를 담고 있다. 식민지를 벗어나 이제는 안정적인 국가에서 살 수 있으려니 생각했던 국민들의 생각은 전쟁으로 산산조각이 난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국민들을 우롱한 채 도망가버렸고. 서로를 의심하게 된 사람들과 황폐해진 국토만이 남았다. 부산으로 피난을 가지 못하고 나중에 가족이 흩어져 각자 다른 곳으로 피난을 갔다가 오빠는 주검으로 돌아온다. 전쟁 통에 먹고 살기 위해 미군 PX에서 일하게 되고 그곳에서 연애도 하고 결혼 상대도 만나게 된다. 어려움 속에서도 삶은 이어지는 걸 보면 역사는 개인들의 역사가 모여 만들어지는 게 맞는 말인 것 같다.
7.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저자는 의사다. 의사들 중 인문학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제법 있고 책을 많이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 클래식 음악에 관련된 책은 몇 권 읽었었지만 이렇게 미술책을 읽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의사가 본 예술작품, 화가와 그림, 작가와 문학 작품을 절묘하게 이야기로 풀어냈다. 고흐와 돈키호테는 예상했던 인물이었지만 그럼에도 재미있었다. 지금 같은 정화 시설 등이 없을 때 위생은 많이 취약했을 것을 예상할 수 있지만 머릿니를 고르고 있는 그림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긴 머리를 가진 여성은 특히나 고역이었을 것 같다. 이 때문에 가려워 벅벅 긁는 경우가 많았다니... 중-근세 시기 여성의 코르셋에 대한 일화도 놀라웠다. 가장 마지막에는 히포크라테스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의사라는 직업과 소명의식을 다룬 것도 좋았다. 기본적으로 쉽게 쓰여졌고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 읽는 재미도 있는 책이다.
8. 작은 아씨들
4명의 자매가 성장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어릴 적 만화나 영화로도 본 적이 있던 것 같은데 막상 글로는 읽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책을 읽으면서 둘째인 조가 멀지 않게 느껴진 걸 보면 분명 어릴 때 읽었었나보다. 네 자매는 성격도 제각각이고 삶도 다른 모양으로 흘러간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주변이들의 도움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본인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조는 작가를 꿈꾸었고 구속받기 싫어하는 성격에 자유로운 영혼인데 그 때문에 첫째로 자란 나는 부러운 면이 많았다. 어쨌든 4자매의 삶에 든든한 부모님과 좋은 주변 사람들이 있었던 것은 그녀들에게 분명 행운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부딪치고 깨지더라도 어려움을 끝까지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가족소설이자 성장소설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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