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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막달레나 코제나 내한공연(2013.11.19)

category 리뷰/공연.전시 2013. 11. 20. 12:30

아름다운 디바.

현존 세계 최고 메조 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의 내한공연을 다녀왔다.


올 가을-겨울은 정말 많은 내한공연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드레스덴 필하모닉을 시작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막달레나 코제나 공연까지.


막달레나 코제나는 바로 지난주에 있었던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장인 사이먼 래틀의 연인이기도 하다.

보통 여자 성악 분야 하면 소프라노, 남자 성악 분야 하면 테너가 두드러진다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은 다양한 음역대의 성악가가 골고루 인기를 받는 듯 해서 좋다.


메조 소프라노 하면 어릴 적 합창부에서 내가 맡았던 파트이기도 하다.

잠깐 성악가를 꿈꾸었던 허무맹랑한 시절이 있었으니

뭔가 추억도 있고 애잔함이랄까 그런 느낌도 갖게 된다.



인기가 있을수록 자신을 꾸미기 마련이다.

연예인이나 예술가 직업일수록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코제나의 등장은 사뭇 달랐다.

맨발에 코발트 블루빛 민소매 드레스를 입고 등장.

관객들이 긴장감을 갖기 전 합주단과 등장하면서 바로 음악을 시작했다.

조금 놀랍기도 했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첫번째 곡은 몰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만큼 두번째 곡부터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몰입시키며 공연을 이끌어갔다.

중간 중간 합주단만의 연주가 있어서

코제나도, 관객들도 숨을 돌릴 수 있게 하게끔 만들었다.



공연의 레퍼토리는 17세기에서 18세기 초 바로크 음악으로 꾸며졌다.

'사랑의 편지'라는 테마인데 

사랑의 온갖 감정들을 담은 노래를 들려주는 느낌이랄까.

쓸쓸함도 애잔함도 슬픔도 달콤함도 기쁨과 환희도 담겨져 있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들의 모양을 담아냈다는 느낌이었다.




코제나는 곡의 분위기에 맞게 노래를 불러주면서

다양한 표현력으로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성악과 읊조리듯 감정을 토해내는 대사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땐 눈물이 날 뻔 했다.


코제나의 음성에 주목할 수 있게 화려하지 않은 연주단인 프리바테 무지케를 섭외하여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배경음악이 화려하면 아무래도 목소리에 몰입하기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코제나의 목소리가 돋보일 수 있도록 정갈하면서도 깔끔한 연주를 들려주어 좋았다.



본공연은 1시간 20분 정도 진행되었는데

앵콜곡을 3곡이나 들려주었다. 

최고라는 수식어에 아깝지 않는 무대매너가 더욱 아름다웠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홀에서 사인회도 진행했다.

나는 그냥 사진만 찍고 돌아서 나왔는데 좀 아쉽기도 하다.

늦은 시간이 아니면 사인도 받았을텐데...

어쨌든 그녀는 참 아름다웠다^^



p.s) 공연의 레퍼토리를 그대로 담은 앨범을 같이 구입했다.

들어보니 공연을 다시 경험하는 듯 해서 참 좋다.

특히 가을,겨울에 너무 잘 어울릴 듯한 음악이라 좋다^^

가을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때론 외롭고 지치는 하루를 어루만져주는 음악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