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초.
급작스럽게 우리집은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 무렵 나는 해외여행을 앞둔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어서
몸도 마음도 바빴기에 이삿짐 정리는 거의 대충 하다시피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이것이 실수였다.
거의 15년 내지 20년 된 나의 역사는 짐의 무게만도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이사하기 며칠 전 대충 싼다고 쌌지만
그것으론 부족했던 것 같다.
거의 10년 넘게 책을 모으다 보니 이게 꽤 많은 부피를 차지했다.
이사를 와보니 생각보다 내 방은 좁았고
그 책들이 모두 들어갈 리는 만무했다.
그래서 파란 비닐봉지에 대충 쑤셔넣은 짐이 한 4~5개쯤 베란다에 처박혔다.
헌데 문제는 베란다에 있는 파란 비닐봉지의 정체들이 내 짐만이 아니라 다른 짐들과 다 섞여서 분간할 수가 없다는 데 있다.
얼마 전부터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거나 접했던 책들이 필요할 일이 생기고 있는데
하필 그것이 그 파란 비닐봉지 속 어딘가에 들어가 있어서 감히 그것을 찾을 엄두를 못 하고 있다.
차라리 책을 버리고 오는 게 나을 걸 그랬나?
아니면 좁아 터지더라도 내 방에 어떻게든 책을 수평이나 수직으로 쌓아 놓을 걸 그랬나보다.
이번에도 기존에 읽었던 책이 필요했는데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아 결국 중고로 사는 것을 감행했다.
이대로는 안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올해 집을 나가기 전 짐 정리는 해야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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