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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페이지에 불과해 얇디 얇은데다가
그림책이어서 가볍게 볼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크나큰 오산이었다.
오히려 다른 책보다 배는 시간이 오래 걸려
거의 3주 정도 걸린 것 같다.
실제 그림과 내용은 몇 페이지 되지 않지만
뒷부분의 ‘깊이 읽기’ 부분이 만만치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깊이 접근했던만큼
나와 내 주변에 대해 생각해보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유익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원시인들은 나와 너, 우리이고
원시세계에는 우리세계라고 빗대어 놓았다.
이 책에서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사고모델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한다고 말하고 있다.
[15] 그들에게는 동굴 안에서 일어나는 일만이 진실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 바깥 세상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 원시인들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의 편협한 사고를 보여주는 듯 했다.
[30] 그 중 어떤 것들은 자신이 동굴 안에서 그림자로 희미하게 보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그림자들은 진짜 아름다운 모습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 동굴 속에서 사물의 실체가 아닌 그림자를 보고 진짜로 믿었던 부기가
바깥 세상으로 나와 진짜를 마주하며 얼마나 놀라웠을까?
[34] “하지만 아무도 나오질 않아. 그들은 결코 배우려 하질 않아.”
-> 마이크 할아버지가 부기에게 던진 이 말이 어쩌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화두일 것이다.
내가 속한 세계, 그리고 나의 생각에만 갇혀 타인과 외부세계와 단절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58] 부기는 그제서야 왜 두 부족이 서로 전쟁까지 하게 되었는지 이해되었습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망루가 그들에게 두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을 갖게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조금밖에 못 보는구나…”
-> 마이크 할아버지가 해준 두 부족의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컸다.
서로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이 자기의 망루에 서서만 바라보려 하니
두 부족의 문제는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전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로의 망루에 올라서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나와 너의 생각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왜 그런지. 조화지점을 찾을 수는 없는지 고민한 적 없는가?
한 마디로 소통의 문제라 할 수 있는데
만약 그것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주저말고 들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이 내게 했던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받은 적이 알게 모르게 많았다.
그 때는 그것을 결코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결국 그것은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지
어느 정도 내 안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던 거란 생각이 든다.
특히 종교에 대한 생각과
보수적인 가정 속에서 자란 반항아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사고모델을 현실에 반영해보고 결과를 얻어 피드백하는 과정이
조직 내 갈등이나 인종문제나 종교문제를
개선시키는 데 하나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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