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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강유원의고전강의-공산당선언

category 리뷰/책 2011. 2. 4. 21:15

 

공산당선언강유원의고전강의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 정치일반 > 정치철학
지은이 강유원 (뿌리와이파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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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하면 공산주의, 일명 익히 들어왔던 ‘빨갱이’라는 말로 연결되던 나였다.
마르크스 사상이 뭔지도 몰랐지만 그냥 그렇게 은연중에 인식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 누가 이 책을 추천해주지 않았더라면 나의 머리 속에서는 영원히 마르크스가 그런 오해 속에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친절히 설명해주는 입문서이다.
공산당 선언을 통해서 내가 얻게 될 지식이 무엇인가 과연 궁금했었다.

타이틀로만 보면 공산주의 혁명을 촉구하고 선전하는 내용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정작 내용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마르크스라는 사상가에 대한 고정관념의 세계를 타파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을 통해서 무엇을 주장하고자 했는지 대부분의 것을 이해하고 얻을 수 있었다.


마르크스는 누구보다도 그 당시 사회의 상황을 통해 자본주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이면에 담긴 무서운 진실과 폐해까지 알리려 한 인물이었다.

자본주의가 미래의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가져다줄 것인지 19세기 초에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고 마르크스는 그만큼 깨어있었고 그의 생각은 선견지명이 있었음에 분명하다.

공산당 선언을 통해서 현대의 정세, 그리고 자본주의의 개념을 이해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에 이끌려 이성과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도의 역할을 하게끔 만들어준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저자는 과제를 내 주었는데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 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를 이해하고 발견하라는 문장이 이 책의 내용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에 대한 저자의 답은 간단했다.


탐구를 하기 전 자신을 점검해보라는 의미에서 라고 한다.
또한 그때만이 아니라 강의를 다 들은 후에도 같은 주제로 같은 글을 써보라고 했다.
같은 주제이지만 처음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분명하다는 생각에 그리했겠지.


그 말을 보니 왠지 그의 강의에 대한 태도와 생각이 믿음이 가는 것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돌아보는 것은 책의 이해도를 더 높이고 몰입하게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원문인 공산당 선언의 숨은 뜻까지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저자인 강유원은 참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설명해놓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중 나는 인간은 관계의 산물이라고 하는 챕터 중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었다.
챕터 제목 자체도 마음에 들었지만 안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어렸을 적 어른들이 돈을 가지고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혈육끼리 왜 돈을 가지고 싸우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이해가 가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돈이라는 것이 중요해져버린 사회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관계가 물질화되었다는 이야기다. 그 사례를 이토록 명쾌하게 설명해주다니 놀라웠다.
저자의 이런 능력이 참으로 부러웠다.

- 어제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


 
명절이 지나고 나면 신문지면에 종종 가족간에 발생한 패륜 범죄가 보도되곤 한다.

그런 사건은 왜 벌어질까. 대부분이 돈 놓고 쌈질하다가 그런 것이다. 

가족끼리 우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마음에 새기고 있는 바지만, 그게 어디 뜻대로 되는가.

돈 놓고 싸우다가 죽이는 일까지 벌어진다. 

애초에 돈 가지고 싸우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물질화되어 버린 가족관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p. 85)


- 부르주아지는 자신들이 지배권을 얻은 곳에서, 모든 봉건적, 가부장제적, 목가적 관계들을 파괴하였다. 부르주아지는 종교적, 정치적 환상 때문에 은폐되어 있던 착취를 공공연하고 파렴치하며 직접적이고 무미건조한 착취로 바꿔 놓았다.


- 오늘날 부르주아지에 대항하고 있는 모든 계급들 가운데 프롤레타리아만이 참으로 혁명적인 계급이다.


- 임금 노동은 전적으로 노동자들 상호간의 경쟁에 의거해 있다. ... 부르주아지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의 무덤을 파는 사람들을 생산한다. 부르주아지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의 승리는 똑같이 불가피하다.

- 더 이상 기업의 애국심 호소에 속아서는 안 된다. 자신이 프롤레타임을 자각하면서 그와 동시에 애국심도 버려야 한다.

- 따지고 보면 혁명이란 게 거창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이런 유의 반동적 매수에 넘어가지 않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일 수도 있다.

- 마르크스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가. 자본주의 사회가 어떤 원리에 따라 움직여지는지 곰곰이 따져보니 사람들의 종교, 신념 등을 떠나 사회의 물질적 관계가 사람을 규정하는 사회로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사람이 살만한 곳이 못 된다는 것이다. 돈 중심의 사회적 관계를 폐기해야만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완전한 의미에서의 인간성을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한다. 이 점이 공산당선언을 읽는 이유다. 



이 책을 통해 나처럼 그동안 마르크스에 대한 이념과 사상에 오해가 많은 사람들이라면
마르크스 주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과연 마르크스의 사상에 대해서 충분히 쉽게 접근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