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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재불여화노판담연애

category 리뷰/영화.드라마 2022. 4. 11. 14:01
누구나 한 번쯤 과거의 특정 시기로 돌아가고 싶은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내 인생이 꼬일 대로 꼬여서 엉망이거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느낄 때 그런 욕망은 내 앞에 다가선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 그 사람에게 이미 다른 사람이 있다면 고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그 사람을 몰래 챙겨주면서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의 틈을 비집고 기회를 내내 엿보는 것을 오랜 기간 지속한다는 것이 어디 쉬울까.
아무리 좋아하는 마음이 크다고 해도 10년 이상 한 사람에 대한 마음을 간직한다는 건 내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연약해서 쉽게 다치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그런 주인공이 있다.
루쉰은 첸웨이와 광화대학교 법학과 2011년도 입학 동기다. 둘은 입학하자마자 라이벌로 지낸다.
토론동아리에서 함께 생활하고 성적도 1, 2위를 내리 차지하는 등 학교에서 주목을 받는다.
루쉰은 처음부터 첸웨이에게 끌렸다. 그러나 겉으로는 틱틱대는 친구로 대한다.
첸웨이는 한 학년 선배인 리충원의 고백으로 커플이 되고 루쉰은 그때부터 짝사랑의 행보를 이어간다.
첸웨이는 2014년 사법고시 시험날 아버지가 백혈병으로 쓰러지고 얼마 안 되어 돌아가시는 큰 슬픔을 겪고 나서 자신감을 상실한다.
사법고시를 그 이후에도 도전하지만 내내 떨어지고 리충원과 변호사 사무실을 열지만 영세한 업체였고 자본이 없어 2018년 사무실을 접는다.
리충원은 대기업 사장 딸인 란허와 유학길에 오르면서 첸웨이 곁을 3년 헤어졌다가 돌아온다.(물론 둘의 커플 관계는 그럼에도 지속된다.)
2018년 이후 첸웨이는 루쉰이 다니는 법률 회사에 입사하여 그의 비서로 일한다.
첸웨이가 보기에 루쉰은 자신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상사이다.
대학교 동기인데 좀 봐줄 수는 없는 건지 일로 몰아붙이는 느낌이다.
첸웨이와 리충원이 재회하기로 한 날 일 때문에 간 대기업 사업 파티장에서 첸웨이는 리충원을 만난다. 첸웨이는 리충원이 연인이라는 속성을 이용해 자신을 속여 정보를 빼돌려 자신의 업무에 문제가 된 것을 알게 된다.
당연히 첸웨이는 그곳에서 리충원에게 결별을 통보하고 마음을 접는다.
 
Time-Sleep은 각종 책, 영화, 드라마에서 이용하는 꽤 흔한 소재이다.
첸웨이는 사고를 당하여 깨어나지 못하는 동안 자신의 대학 시절인 2011년으로 되돌아간다.
다시 과거를 산다면 그 결과가 바뀔까?
 
첸웨이는 다시 살게 된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며 실패였던 과거를 성공으로 바꿀 결심을 한다.
현 상사인 루쉰에게 1등의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 결심하고 과거의 연인이었던 리충원의 접근을 밀어낸다.
동생인 첸촨은 만년 2등 수영선수였는데 그런 그를 종용하여 1등을 하게 만들고 만나기만 하면 싸우던 첸촨과 류스윈이 연인이 된다.
하지만 루쉰과 모쯔신의 연인 만들기 작전은 실패한다. (실패할 수 밖에 없지. 그때도 루쉰은 첸웨이 밖에 없었으니까.)
리충원과 커플이 되지 못한 자리를 루쉰이 계속 두드려 결국 첸웨이의 마음을 얻는다.
그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첸웨이에게 보인 것이다.
루쉰은 한결같았다. 계속 첸웨이의 마음을 두드렸지만 그 때는 리충원에게만 마음이 가 있어서 첸웨이가 그의 마음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첸웨이는 무엇보다 아빠가 병에 걸리지 않게 내내 신경쓰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시기가 늦춰졌을 뿐 아빠는 역시 병에 걸렸고 그녀 곁을 떠났다.
내가 과거를 산다면 살가운 부녀관계가 될 수 있을까? 다시 같은 상황이 주어진다면~? 나는 회의적이다.
그녀는 아빠의 병을 이번에도 막지 못했음을 자책한다.
다만 이번에는 가족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아빠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연인인 루쉰이 옆에 있어 그 자책감을 오래지 않아 털어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첸웨이가 미래에서 과거로 온 것임을 알게 된 루쉰은 자신이 가장 마지막에 그 사실을 알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다툰다.
첸웨이는 속상한 마음에 울다가 현재로 돌아온다.
 
한결같은 루쉰이 안쓰러우면서도 그의 츤데레 방식이 내겐 마음에 안들었다.
다시 만난 루쉰은 달달한 멘트를 수시로 날리는 스윗함에 때론 저돌적이고 정열적인 애정 표현을 하는 모습이 좋았다.
오글거리는 멘트를 싫어하는데도 그게 밉게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첸웨이가 그동안 하도 당하는 모습이 많았던 탓도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이 노력하여 바꾼 과거가 사라지고 현재로 돌아와서 첸웨이는 실망한다.
현재는 엉망인 상태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녀는 과거를 다시 살고 오니 마음가짐이 바뀐다.
루쉰과는 여전히 상사와 부하 직원 관계이지만 이제는 자신이 적극적으로 애정을 보이며 그를 연인으로 만들기 위해 작업을 건다.
결론은? 완벽히 닫힌 해피엔딩이었다.
 
중드 현대물을 본 것이 이번으로 두 번째인 것 같은데 분위기가 어둡지 않아서 좋았다.
봄에 딱 어울리는 달달 로맨스물로 캐릭터들이 너무 귀여워서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지어지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서사도 꽤 탄탄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벼우면서도 내용에 감동도 있어서 종종 생각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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