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책] 미국인 이야기 1

category 리뷰/책 2022. 3. 20. 18:19
로버트 미들코프의 미국인 이야기 1권은 독립의 여명이 부제다.
 
이 책은 이야기체로 서술되어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역사를 접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물에 대한 탁월한 묘사가 돋보였고 명사를 수식하는 미사여구가 재치 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딱딱한 문체의 역사서를 읽는 것에 익숙한 독자라면 오히려 그것이 군더더기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인상적인 사건과 인물 위주로 소감을 정리하려 한다.
 
18세기 중반 영국은 북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7년 전쟁을 치뤘다.
영국은 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아메리카 식민지에 대한 지배를 공고히 했다.
 
윌리엄 피트는 영국 제10대 총리(1766~1768)였는데 북미 대륙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피트는 18세기의 경이적인 인물이었고, 음울한 정치가들과 몽매한 대중을 동시에 환호하게 만든 지도자였다.
특별한 호소력을 가진 그의 기질과 심성으로 강력하게 일을 완수했으며, 사회적 통념과 반대를 모두 무시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냈다.
피트는 자신만의 독창성을 지닌 지도자였다.
그는 자신의 그런 성품대로 일을 완수했으며, 평범하고 뻔한 것을 경멸하면서 화려한 웅변으로 자신의 입장을 멋지게 설명했다.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면서 영감까지 불어넣는 그의 웅변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 P24
 
그는 상대를 사로잡는 법을 알고 있었고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전쟁의 주력군을 캐나다와 서부 지역에 투입시켰던 것이 성공하면서 7년 전쟁 성공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피트는 전쟁을 스페인까지 확대하기를 원했고 새로 즉위한 조지3세는 이를 불편하게 여겨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 무렵 아메리카 식민지는 인구가 증가하고 상업의 발달, 무역의 활발한 전개로 경제가 성장하고 도시로의 인구 이동과 계층의 분화가 생겨났다.
도시에서는 빈민층이 생기고 농촌에서는 대지주가 등장했다.
 
종교의 분화도 있었다. 일명 대각성 운동이다.
 
식민지에서는 교회를 설립하는 데 평신도가 처음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목사들이 바다를 건너와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을 훈련시키기는 했지만 평신도는 교회의 주도권을 그들에게 넘겨주지 않았다.
이런 평신도의 주도적 역할과, 여러 방식이 식민지 사회의 종교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다.
중부 식민지나 남부 식민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율권을 누린 뉴잉글랜드의 회중교회에서도, 교회 주변 사회가 교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 P104
 
대각성 운동은 사회 유동성, 경제성장, 인구 증가 등과 함께 회중교회 민주주의를 부양한 원천이었다.
종교의 부흥에 적극적인 목사들이 신자들에게 매달리면서 공동체 내에서 그들의 권위는 필연적으로 줄어들었다.
권위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 P106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는 기성 교회 제도의 권위를 무너트렸다.
개인적 성령 체험과 새로운 탄생이 진정한 종교를 의미한다는 대각성 운동을 통해 당대 사람들은 청교도주의 프로테스탄티즘을 떠올리게 된다.
도덕과 올바른 행동, 공동체 권리를 강조하는 사회 윤리와 개인주의의 가치관이 그들을 자연스레 이끌었다.
 
영국 내각은 조지 그렌빌이 총리에 오르며 인지세법 등 식민지 과세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조지 그렌빌은 영국의 제8대 총리(1763~1765)로 뷰트 총리에 이어 내각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다른 정치가들보다 더 날카롭고 야망이 컸지만, 전통적인 영국 정치가였다.
그는 정치적 연줄이 풍부했는데 형인 템플 백작 리처드는 수년 동안 영국 정계의 거물이었다.
두 형제는 번창하는 영국 정치 가문에서도 독보적인 대표 주자였고, 이 가문의 힘은 30년 사이에 몇 개의 카운티에서 의회 전체로까지 확대됐다. - P118
 
1763년 영국의 부채 규모는 1억 2260만 3336파운드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원금에 대한 이자만 매년 440만 9797파운드나 되었다. 부채에 대한 이자 처리는 내각을 힘들게 했다.
게다가 그렌빌이 취임했을 때 영국 무역마저 위축되어 있어 영국인에게 세수를 더 높이 거두는 것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그렌빌 내각은 13개 아메리카 식민지에 당밀세를 적용하려고 시도한다.
 
그렌빌은 재무부 관리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당밀에 과세하면 세수를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렌빌은 당밀법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전 세관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또 다른 조치를 취했다.
1763년 7월 관세청의 조언을 받아서 관세 징수관들에게 모두 현지에 부임하여 징수 업무를 수행하든지 아니면 사임하라고 지시했다. - P133
 
설탕법은 외국 당밀에 대한 관세를 갤런당 3펜스로 낮춘 것 이상의 일을 했다.
이 법은 무역을 규제하고 세수를 올리기 위해 다른 관세들도 부과했다.
또한 오로지 영국으로만 선적할 수 있는 물품들을 지정했는데, 특히 그중 목재는 식민지 무역에서 가장 귀중한 품목들 중 하나였다. - P134
 
1760년 후반부터 경제 불황이 시작되어 경기가 체감되자 아메리카인들은 불황의 원인을 설탕법과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다.
게다가 식민지로 보내진 세금 징수관들은 무역 관세를 징수하겠다 압박했으니 이는 아메리카인들을 분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는 아메리카 영국 세관 곳곳에서 충돌을 일어나게 만들고 반대 운동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그렌빌 내각은 멈추거나 후퇴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간다. 인지세 요청이다.
 
1765년 2월 영국 의회가 소집되기 직전, 절망적 상태에 빠진 식민지의 대리인들은 동료 네 명을 보내 마지막으로 그렌빌을 만나게 했다.
전기 실험으로 명성을 얻었고 세상사에 밝으며 약간 냉소적인 벤저민 프랭클린, 아메리카에서 금방 건너온 강인하면서도 철저하게 보수적인 자레드 잉거솔,
영국 의회 의원이면서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의 대리인인 리처드 잭슨, 역시 의회 의원이고 사우스캐롤라이나 대리인이며 예리하고 총명한 찰스 가스 등이었다.
그랜빌은 회담 초반부에 아메리카인에게 불안감을 안겨준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이 국방비의 일부를 지불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며 의회를 통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 P156
 
아메리카인(자유의 아들들)은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폭동을 일으키기로 결정한다.
 
소수의 사람들은 매사추세츠 인지 분배관으로 임명된 앤드루 올리버에게 폭력을 행사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을 로열 나인이라 불렀는데, 나중에 자유의 아들들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들은 장인과 가게 주인 등으로 구성되었고, 존 길과 함께 《보스턴 가제트》를 발간했던 인쇄공 벤저민 이데스도 일원이었다.
로열 나인은 하노버 광장에 있는 체이스와 스피크먼 증류소에서 자주 만났고, 거기에서 8월 14일의 폭동을 계획한 듯했다. - P181
 
이들은 '영국의 어리석음'이 '미국의 파멸'을 가져온다는 구호를 내걸고 세관 관리의 집들을 파괴하며 인지세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보스턴 이외에도 각지에서 인지세법에 대한 반대 논쟁이 벌어지고 폭력 저항이 일어난다. 결국 영국 의회는 1766년 3월 18일 법안을 철회한다.
 
인지세법은 폐지되었으나 영국인들은 여전히 아메리카에 과세하려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윌리엄 피트가 또 등장한다. 그는 정부 수반이 되자 귀족으로 신분이 상승하여 채텀 백작 호칭을 수여받는다.
 
채텀이 구성한 내각은 능력은 훌륭하지만 기질이나 야망이 서로 다른 사람들로 채워졌다. - P285
 
채텀 내각에 참여한 인물 중 찰스 톤젠드가 있다.
 
톤젠드는 괴팍하고 변덕스러운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아메리카의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의 소신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아메리카에 나가 있는 영국 관리는 그곳 인민의 통제를 받아서는 안 되고 독자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P287
 
톤젠드는 토지세를 낮춘 대신에 다른 곳에서 추가로 세수를 확보해야 했는데 이를 아메리카에서 거두어들이기로 한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 관세법, 세입법, 정지법을 추진한다.
 
첫째, 숙영법을 준수하기로 동의할 때까지 뉴욕 식민지 의회의 기능을 정지시켜야 한다.
둘째, 납, 유리, 종이, 화가의 물감, 차 등의 품목이 식민지에 수입될 때는 관세를 납부해야 한다.
셋째, 각 식민지에 본부를 둔 아메리카 관세 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
이 제안은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 P293
 
이 세 가지 법은 식민지에 대한 영국 의회의 묵은 태도를 보여준다.
아메리카인은 영국 의회에 철저히 종속적이어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톤젠드가 추진한 법에 식민지인들은 자유 침해를 주장하며 들고 일어났고 시작은 보스턴이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새뮤얼 애덤스다.
애덤스는 시청 하급직 자리에서 일하다 세금 징수관으로 일했다고 한다.
정치 단체인 코커스 클럽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장인, 상인, 직인, 변호사, 의사 등으로 구성된 이 곳은 시청회의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결성된 곳이었다.
이곳에 새뮤얼 애덤스가 속해 있었다. 코커스 클럽은 인지세법 위기 때 자유의 아들들로 활동했고, 톤젠드 법으로 저항 운동에 앞장서게 된다.
 
새뮤얼 애덤스는 '데테르미나투스'라는 필명으로 1768년 여름 많은 글을 썼다.
그는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는 이유를 이렇게 요약했다.
 
나는 맹세하거니와 총독 각하와 마찬가지로 '폭동, 소요, 불법 집회'의 친구가 아니다.
그러나 인민이 억압당하고 그들의 권리가 침해되며 그들의 재산이 침탈되고 그들의 머리 위에 감독자가 배치될 때, 해군력이 눈앞에서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를 때,
그리고 그들이 날마다 군부대의 주둔으로 위협을 당하고 의회가 해산될 때,
그리하여 남아 있는 정부라는 것이 밀실 회의처럼 은밀하고 고위 공부원과 하급자들이 주위에서 우글거리고 연금 수령자들이 무례하게 등장할 때,
이럴 때 인민은 불만족을 느끼는데, 결코 그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 P329
 
애덤스는 대중의 불안과 우려를 한 편의 글로 잘 표현했다.
대중의 열망을 진작시키기 위해 언론에는 이와 같은 지속적인 규탄의 글이 올라왔다.
 
보스턴에 영국군이 파견되었고 이는 아메리카인의 불만을 더 키우게 되었다.
군대 주둔을 위한 숙영 장소 등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힐즈버러 식민지 장관의 태도는 아메리카인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는 영국 상품의 수입을 거부하자는 운동으로 확산된다.
 
수입 거부 운동의 전략들은 다양한 집단이 협조해서 가능했다.
여성들은 옷감을 직접 짜거나 가내 생산에 몰두했고, 학생들은 수입 와인이나 차를 마시지 않았다.
온갖 종류의 장인들과 직인들은 헌법적 원칙을 옹호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려 했고, 상인들은 자신들이 납부하는 세금에 대해 발언권을 얻기를 바랐다. - P362
 
톤젠드 법은 인지세 법보다 더 후폭풍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그 폭퐁 기간이 더 길었고 의견 불일치로 논쟁이 많았으며 많은 이들이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극대화된 사건이 보스턴 학살이었다.
보스턴 부두 노동자들과 영국 주둔군 사이 유혈 사태로 번진 사건이다.
 
전투 대형의 끝에 서 있던 사병 휴 몽고메리에게 얼음덩어리가 날아와 얼굴을 때리자 그는 그 타격으로 쓰러졌거나 혹은 뒤로 움찔 물러나다가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졌다.
그런데 그가 다시 일어서더니 그만 그대로 총을 발사해 버렸다. 이 최초의 총성 직후 짧은 정적이 흘렀고, 곧 나머지 병사들이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이 불규칙한 총격은 열한 명을 맞추었다.
세 명이 즉사했고 한 명은 몇 시간 뒤에 사망했으며 다섯 번째 사람은 며칠 뒤에 사망했다. 여섯 명의 부상자는 목숨을 건졌다.
그 뒤 24시간 동안 공공질서는 완전히 무너진 것 같았다.
적어도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군중이 총격 직후에 사방으로 달아났다.
분노한 군중은 프레스턴, 초병 소대, 영국군에게 복수를 하려 했다.
허친슨은 부대에게 도시에서 철수하라고 명령하고 싶지 않았으나 몇 시간 더 관찰하고 다음 날 도시의 여론을 살펴본 뒤 철수를 명령했다. - P393
 
학살은 영국의 권력이 아메리카에서 무슨 일을 행하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영국과 아메리카의 권력의 기울기가 명징하게 드러난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영국과 아메리카의 갈등은 경제적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 사는 문제는 중요하고 사람을 폭발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2권에서는 영국군과 아메리카 연합군 간의 전쟁의 서막이 시작된다.
 
읽어보니 이 책은 이야기체라 한 번에 몰아서 읽는 것이 더 좋겠다 판단된다.
끊어 읽으면 흐름이 중단되어 재미가 덜해진다.

'리뷰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미국인 이야기 3  (0) 2022.03.27
[책] 미국인 이야기 2  (1) 2022.03.25
[책]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0) 2022.03.18
[책] 대한계년사 9  (0) 2022.03.14
[책] 여성혐오, 그 후  (0) 2022.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