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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계년사 2권, 여성과 광기을 읽다

category 일상다반사/책 이야기 2021. 12. 20. 10:27

지난 주말은 《대한계년사》 2권을 완독하고 《여성과 광기》를 일부 읽었다.

《대한계년사》 2권은 1894년 일어난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사 시험 문제에 단골로 출제되는 큰 사건인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과 을미사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1권보다 2권은 암울한 내용이 많다.

집권자들이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가지고 정책을 결정했다기 보다는 
당장의 불을 끄기 위해 근시안적으로 행동한 경우가 많아 보인다.
집권자의 이익과 다툼으로 민중은 아랑곳 없는 행동도 보인다. 기가 찬 노릇이다.

민중이 들고 일어났을 때는 내부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아야 할 것인데
외부에 요청하는 모습은 참담하다.
주체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외교도 엉망이다.
청과 일본, 나아가 러시아는 이때부터 조선을 배제하고 자기들끼리 조선에 대한 이익을 가지고 다툰다.
그들의 명분은 조선에 대한 안정, 동아시아의 안정이다.
지금도 마찬가지 아닌가. 미중일 사이에 낀 우리는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패싱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동학농민운동도, 청일전쟁도, 을미사변도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더라도 그 전개 과정과 결과를 다르게 만들어낼 수 있었을텐데
두고 두고 아쉬운 결정과 반복이다. 

《여성과 광기》는 4명의 여성이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뒤이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이들이 어떤 일로 왜 입원했는지 배경과 과정을 설명해준다.

여성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이유는 여성이 그곳을 집처럼 편안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여성은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해서 보살핌을 갈망하고 환자로서 받는 가짜 보살핌조차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것.

그렇다면 정신병원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느냐. 결코 그렇지 않다.
힘들게 이끌려온 여성은 위협당하고 폭력에 내몰리고 복종을 강요당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남편들의 대리자일 뿐이다.

확실히 범죄나 정신질환으로 간주되는 행동은 인종이나 계급처럼 성별에 따라 유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우울증, 자살시도, 불안신경증, 섭이장애를 겪고 반면 남성은 약물중독, 알콜중독, 성격장애, 반사회인격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만 봐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