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란 나이가 주는 느낌이 예전보단 더 어리게 느껴지는 것 같다.
부모님 세대에 여자 나이 서른이면 결혼하고 아이가 이미 있어도 남을 나이로 분명한 어른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서른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업 전선에 막 뛰어들었거나 여전히 공부를 하고 있거나 취업 자리를 알아보거나 해서 여유가 전혀 없는 시기로 극명하게 청년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중국은 우리보다 결혼이 조금 빠른가 싶었다.
드라마를 보면 2/3의 주인공이 결혼을 했다.
요즘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이보다 더 늦게 결혼을 하지 않을까 싶다.
《겨우 서른》은 상해를 배경으로 세 명의 서른살의 주인공들이 나온다. 왕만니, 구자, 중샤오친.
셋은 외모도 성격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르다.
구자와 중샤오친은 원래도 친구였고 왕만니는 나중에 친구가 되면서 세 명이 친구가 된다.
구자는 엄마이자 아내로 흠잠을 데 없는 똑부러지는 성격이다.
왕만니는 고향에서 올라와 8년째 명품 패션매장에서 직원으로 일하여 TOP을 꿈꾼다.
중샤오친은 당연한 듯이 결혼을 했지만 아이의 유산으로 결혼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이후 이야기는 스포가 될 것 같아 이야기하지 않겠다.
중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대한민국의 청년들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되는 면이 많다.
돈과 지위, 권력을 얻기 위해 악착 같이 임하는 모습은 웃프기 그지 없다.
하지만 이들은 남에게 비춰지는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선택하는데 세대를 불문하고 배울 점이 있어 보인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던져지는 괴리감과 불안, 혼돈, 공포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가치를 보여주는 점도 좋았다.
각 회차 말미에 거의 등장하는 충유빙 포차를 운영하는 가족들의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이 드라마의 백미이다.
코로나로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 상해 곳곳을 꽉찬 영상으로 보는 맛도 있겠다.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나의 서른이 떠오른다.
그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나 생각하면 오만 가지 감정이 일어난다.
어쨌든 지금보다 체력만은 좋았을 거고 나머지는 다 불안하거나 불투명했던 시기로 생각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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