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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자리란 게...

category 일상다반사 2021. 5. 27. 16:39

시사인 기사를 읽다가 늙은 산양이 죽을 자리를 찾으러 갔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죽을 자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이건 어제 산하령 2부를 보면서도 든 생각이다.
주인공은 도화꽃이 만발한 풍경이 있는 곳에 가서 '죽기 참 좋은 곳이네' 라는 말을 한다.
천천히 죽어가는 운명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에 나온 발언이겠지만...
잠시나마 '아... 이런 경치 좋은 곳에서 죽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네.' 싶었다.

아직은 먼 훗날의 이야기라고 믿고 싶지만
생각해놓지 않는 것보다는 나중에 덜 아쉬울 것 같았다.

근데 죽을 자리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내 의지로 어딘가에서 죽음을 맞이하러 가는 것인데
그게 가능할 지는 모르겠다.

머리가 자라기 전에는
길을 가다가 기력이 다해서 죽는 것도 낭만적일거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쓸쓸한 죽음일 수도 있겠고 또 주변에 누가 없을 때나 가능할 것 같으니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대한민국 이전에는 대부분 집에서 사망을 했을텐데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병원에서 사망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많지 않나.

부디 나 죽을 자리가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곳이 아니라 어디든 편안한 곳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떠날 때 사랑하는 사람이 지켜봐주면 더 좋겠지.

막상 죽을 때 여유를 따질 상황이 아닐까봐 그것이 걱정스럽지만
하나 둘씩 예행 연습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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