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파친코 2
내가 태어난 곳이 고향이자 조국인 것이 무슨 의미일지 생각했다. 내 출신을 말하는 것이 불이익이 된다는 것을 안다는 것. 조롱과 멸시, 차별이 일상인 공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일본 뿐 아니라 원치 않게 타국에서 살아남아야 한 조선인들을 떠올려본다. 원하는 곳에 취업조차 할 수 없고 몇 가지 제한된 일에 얽매여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때론 분노가 때론 답답함을 일으키게 했다. 내가 살기 위한 땅을 선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창호가 선택한 북한, 피비가 있는 미국, 선자 가족들이 뿌리내린 일본. 그들이 뿌리내린 그곳에서 그들은 어찌되었든 살아남으려 했다. 몇 가지 인상적인 장면을 꼽아본다. 노아가 친부의 정체를 알기 전 와세다 대학에서 교수와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나는 그 장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