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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리스인 조르바

category 리뷰/책 2013. 9. 30. 21:31

알렉시스 조르바를 3여년만에 다시 만났다.


처음에 만났을 때는 너무 훅 가버린 노인을 만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자유를 핑계 삼아 갖은 추태와 방종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삶을 지향하면서 모험을 두려워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제 나는 누가 옆에 있지 않아도 스스로 자유를 즐길 줄 알게 되었고 자주 그런 자유를 갈망하기에 이르렀다.

세월은 사람을 신체적으로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변화시킨다는 것을 요새 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리스인 조르바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9-1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그리스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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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는 행동, 자유와 열정이란 단어에 들어맞는 인물이다.

맞은 편에 서 있는 두목은 책벌레로 조르바와는 거의 반대되는 기질을 가졌다.


그렇다면 기질적으로 두 사람 중 나는 어떤 사람의 성향에 어울릴까 궁금했다.

예전에는 두목에 더 많이 가까웠을 것 같은데 이제는 점차 조르바의 성향을 끌어오고 있는 단계인 것 같다.


조르바가 가진 면들 중 순간에 집중하여 몰입하는 면이나 온갖 사물을 볼 때 경외심을 가지는 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 등에 대해서는 내가 배울 점이라 생각했지만

스스로를 통제하지 않고 지나치게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은 규율에 벗어난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함이 일었다. 이는 예전에 읽었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면에서 나는 규율과 사회에서 규범이라 생각하는 기준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으로만 그쳐서는 안되고 행동해야 한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보여주어 두목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두목은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행동을 하지 않아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 많았을 테니 말이다.

젊음이란 것은 시도하는 것이라는 조르바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나도 두목처럼 순간에 망설이다 놓쳐버린 기회는 없는지 들여다 볼 일이다.


과연 카잔차키스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조르바라는 자유로운 영혼의 인물이 있다라는 소개만으로 끝났다면 아마도 이 책은 결코 지금처럼 사랑을 받는 책이 될 수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두목이 조르바를 만나 갖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부처를 만나고 종국에는 내면의 변화를 이루는 모습을 통해 감동을 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엔 투자했던 돈도 잃고 조르바도 떠나는 등 가진 것들을 다 잃게 되지만 이제 성장한 두목은 남은 삶을 더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 나까지 뿌듯해지는 느낌이었다.


조르바가 알려준 노하우 중 내게 가장 와 닿았던 것은 한번뿐인 인생을 이리 저리 재느라 날려버리지 말고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하라는 태도였다.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못 올 순간임을 알면서도 늘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시간의 소중함을 매번 귀가 따갑게 들으면서도 과연 그 소중함을 인지하고 일상생활에서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가 생각하면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좀 더 미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아하는 일을 늘려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그런 일을 지속해오고 있으니 내게 그런 면에서 터닝포인트가 될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미쳐서 하니 즐겁고 즐거우니 미쳐서 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 꾸준히 이어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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