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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이후 국내에서는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

그토록 관심있어 하면서도

이미 그 길은 나와 멀어졌다는 생각에

두고 온 감처럼 주변만 맴돌뿐 직접 다가설 생각은 하지 못했나보다.


신세계가 후원하는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에 다녀왔다.

인기가 많아 이미 1층과 2층 대부분이 전석 매진일 정도로 인기가 좋은 공연이다.

양질의 공연을 좋은 가격에 경험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하게 느껴진다.


문화생활은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국내의 클래식 공연은

여전히 고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런 거품을 공연장에서 이런 공연들로 차츰 걷어내주는 것 같아 참 반가운 일이다^^


나는 조금 일찍 예매한 덕분에 2층 좌석을 얻을 수 있었다.




[프로그램]

 

베토벤ㅣ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망스 제1번 G장조 Op.40

베토벤ㅣ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망스 제2번 F장조 Op.50

베토벤ㅣ교향곡 제6번 F장조 Op.68 <전원>

 

[출연자]

 

지휘 및 해설ㅣ김대진

협연ㅣ바이올린_임재홍

연주ㅣ예술의전당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먼저 김대진씨의 피아노 연주로 월광소나타가 흘러나왔다.

공연장에 슬라이딩으로 도착해서 정신이 없는 상태였는데 

이 연주 하나로 공연에 몰입할 수 있는 충분한 감정을 만들어 주었다.


곧 이어 김대진씨와 오케스트라의 인사가 있은 후 본격적인 진행이 이어졌다.

베토벤의 로망스가 귓병을 앓아 세상을 등지려 시도했던 같은 해에 작곡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었다.

김대진씨의 해설처럼 한편으로 고통과 통증 속에 세상을 등지려 할 정도로 힘들었던 마음이 있었던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에 대한 동경과 애틋함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이런 아름다운 곡을 지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설이 있은 후에 협연으로 바이올린 연주자인 임재홍씨가 등장했다.

흔히 일반인들의 귀에 익숙한 로망스는 2번 F장조이다.

나도 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고 하여 1번 G장조를 최근에 접했는데 2번과는 또 다른 서정성이 느껴져서 좋았다.

임재홍씨의 신들린 듯한 바이올린 연주는 감동이었다. 

특히 2번 로망스는 1번보다 조금 더 기교있는 멜로디가 많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은데 그걸 거의 실수 없이 연주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황홀감마저 느껴졌다.


휴식시간이 있은 후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에 대한 해설 및 연주가 이어졌다.

전원이 작곡된 배경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죽으려 했던 장소에서 6년 뒤 이런 곡을 지었다는 게 사실 믿기지가 않았다.

일반적인 교향곡은 4악장인 것이 대부분인데 5악장인 형식도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악장은 전원의 전체적인 풍경을 있는 그대로 가져다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고

2악장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새들이 지저귀는 평화로움을 가져다 주었다.

3악장은 농부들의 하루 중 한 때를 보여주었고

4악장은 폭풍우가 휘몰아쳐서 격정과 흥분, 분노의 감정을 느끼게끔 하였고

5악장은 폭풍우가 걷히고 잠잠해져 다시 평화로운 전원의 모습으로 귀환하는 모습을 그려주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좋은 공연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더욱 자주 공연을 접하고 싶다는 결심을 갖게 한 계기가 된 것 같다.

관심 있는 일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죽은 세포를 살려내는 것처럼 흥분과 환상을 가져다주지 않나 싶다.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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