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고대부터 시작하여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목민들이 세계를 정복한 역사를 모두 다루고 있다.
그동안 공부를 했다지만 동아시아 근처에 제한한 지역의 범위의 역사에는 그나마 익숙해도 중앙아시아를 넘어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이북 땅까지의 역사는 지역의 명칭도 익숙해지지가 않고 그들의 역사는 더욱 멀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특히 아랍 세계의 역사와 러시아 세계의 역사까지 흐름을 간략하게 다루고 있어 좋았다.
또 몽골 제국의 역사도 쿠빌라이 이후의 역사에 대해서는 가볍게 치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분열과 소멸의 과정까지 꽤나 상세히 다루는 것이 인상적이었다(총 3부의 내용 중 2부와 3부가 몽골과 후속 제국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분량도 가장 많고 가장 상세하다).
티무르 제국 중 티무르에 대한 저자의 평가가 칭기스칸에 비해서 유독 박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과연 다른 역사가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궁금해졌다.
이 책은 이렇게 기본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물론 최신 고고학 사료의 발굴로 업데이트된 정보들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2000년대 이후) 공부하고 싶은 제국의 역사는 관련서를 더 읽어 보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나친 미사 여구가 읽기 피로도를 증가시킨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헤툼 1세만큼이나 분별력 있던 정치가인 모술의 아타벡 바르드 웃 딘 룰루도 자진해서 몽골의 종주권을 인정하였다.’ 모술의 앞 부분은 미사 여구인데 이런 것들이 대부분의 서술에 적용되기 때문에 한 눈에 문장이 들어오지 않고 나아가서는 불필요하게 느껴지기도 하며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또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이름들도 간혹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옹칸이라고 쓰는데 책에는 왕칸이라고 적혀 있다던지. 문제는 되지 않지만 읽을 때 걸릴 수 있으므로 그런 부분은 감안해서 읽으시라 하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역사서에 저자의 생각이 들어가지 않을 수는 없겠으나 ‘영웅적~’, ‘위대한~’ 이런 표현들은 굳이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가는 독자의 몫이지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소감 위주로 간단하게 리뷰를 정리하고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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