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계년사 9
- 일본제국의 '동양사' 개발과 천황제 파시즘
- 두만강 국경 쟁탈전 1881-1919
- 역사의 원전
-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뽑고 보니 역시 문학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내 기준에서 대한계년사나 역사의 원전,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는 이야기로 다가오는 면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대한계년사 시리즈는 총 10권이다. 하지만 9권이 내용으로는 마지막 권이다.
대한계년사는 개화기부터 대한제국이 망하는 그 때까지를 다룬다.
예상할 수 있듯이 《대한계년사 9》는 대한제국의 마지막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슬프고 감동적이었다.
우리에겐 지난한 역사였지만 많은 개인들의 희생으로 결코 멈춰서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떤 이야기보다도 감동적인 우리의 역사였다.
《일본제국의 '동양사' 개발과 천황제 파시즘》은 일제의 천황제 파시즘을 이끈 인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요시다 쇼인 이외에 나카 미치요, 도쿠토미 소호를 다루고 있다.
요시다 쇼인은 일본이 구미의 기술을 배워 주변국을 먼저 차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던 인물이고, 나카 미치요는 동양사 과목 신설을 제안하면서 요시다 쇼인이 말하는 주변국을 역사교육 연구에 적용한 공을 세웠다.
도쿠토미 소호는 시기마다 변신을 잘한 귀재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는 종국에 일제의 군국주의와 황도주의를 주장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삶을 살았다.
이 책을 통해서 일본 근대화의 주역이었던 다양한 인물의 일대기와 일본 내의 역사의 흐름, 그들의 논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두만강 국경 쟁탈전 1881-1919》는 두만강과 간도를 둘러싼 조선, 청, 일본 간의 이해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두만강과 간도에 얽힌 역사는 알고 있다고 해도 결과론적으로, 지극히 자국 중심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 책은 마치 다각도의 렌즈처럼 단면이 아닌 사실을 독자가 파헤쳐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내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국경에 관한 지식이 얼마나 단편적이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게 되었다.
영토 중심적인 관점에서 나아가 시공간적인 연속선 상에서 이해가 이루어져야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은 식민지 조선 청년이 일본이 벌인 전쟁으로 인해 조선인 청년들이 차출당하게 되어 남방으로 향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증언이나 기록을 통해서 꽤 알게 되었지만 조선인 포로에 대한 내용은 잘 모르거나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포로는 전범으로 분류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중 논리에서 자유롭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 개인의 입장을 옹호할 수도 있을텐데 최대한 중립적으로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고 노력한 것이 엿보였다.
이 때문에 개인이 한 역사를 통과한 기록이면서 사료적인 가치로서도 가치를 지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의 원전》은 역사적 사건을 경험한 목격자들이 현장을 보고 겪은 기록을 정리한 것이다.
총 181개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짧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르포르타주로 현장성을 느낄 수 있어 생동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글을 쓴 이들을 보면 투키디데스, 플라톤, 아메리고 베스푸치, 귀스타브 플로베르, 알렉상드르 뒤마, 폴 고갱, 조지 버나드 쇼, 로자 룩셈부르크,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스타인벡 등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들의 글도 담겨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한 목격자의 기록', '정부 첩자의 보고', '어느 독일 사병', '《타임》 특파원'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다.
2500년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한 글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독자로서는 감사한 책이었다.
상반기 읽은 책들 중 한두 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좋았다.
많은 책들을 읽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읽기였다고 생각한다. 균형 있는 독서를 지향하고자 하는 마음에 읽었던 책들도 있었는데 내공 부족을 경험했던 것 같다.
하반기에는 좀 더 내가 읽고 싶은, 공부하고 싶은 책들을 더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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