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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NANA (스포 있음)

category 리뷰 2020. 6. 27. 17:50
1.키워드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외로움
나를 사랑하는 법
내 감정을 표현하는 법
독립적 개체로서의 자아
의존적이지 않기
공허함과 텅 비어있음
욕망과 욕구, 불안
 
 
2.감상 후기
 
'NANA'를 오랜만에 다시 봤다. 유튜브에서. 편한 세상이 아닌가. 
오랜만에 보니  아날로그 핸드폰이 반가웠다.
 
찌질한 주인공들의 모습이 마치 유리알 같은 내 청춘. 나의 20대를 되살아나게 해서 좀 뭐라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 일었다.
사람이란 누구나 외로운 법이겠지. 그렇지만 난 내 20대가 외롭지 않다 여겼다. 어찌 보면 정신없이 흘러갔을 수도 있는데~
정작 내 자신은 돌보는 데 무지했던 것 같다.  내 감정을 돌보지 않고 타인을 쫓아다니기 바빴던 것이다.
라이브 공연장을 미친듯 쫓아다니고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 친구들과 공방을 뛰어다녔다. 나의 관심사는 그것 밖에 없다 생각했다.
 
아이돌은 내게 10대 후반~20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NANA'에서 10대 소년/소녀들이 TRAPNEST/BLACK STONES를 보고 열광하는 것처럼. 그럼에도 나의 20대는 내가 없는 느낌이다. 공허하달까.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가면을 쓰고 빈 껍데기로 살아가고 있었던 게 아닐까.
 
20대의 끝자락.  지금의 남편을 만난 건 천운인지 모르겠다.
그 이전 내게 사랑 따위는 없다 여겼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독신으로 살자 생각하기도 했다.
내 인생에 공허함이 느껴질 때쯤 누구라도 붙잡지 않으면 힘들었을지 모를 그 때 남편은 내게 다가왔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을 나누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살며 사랑하는 것은 일종의 위로 아닐까.
인간은 결국 혼자이지만 의지할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는. 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것만으로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일테니까.
 
개인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두고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만화에는 에니메이션보다 한참 더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런데 결말이 이리 슬플 줄이야.
사실 완결도 아니어서 허무하지만 그럼에도 혼조 렌이 죽었다는 건 너무나 슬펐다.
나나와 렌의 위로가 되는 사랑을 더 볼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워서 말이다.
 
작가도 22권을 내지 못하는 이유가 더 이상의 스토리를 이끌어낼 수 없어서가 아닐까. 
작가 스스로도 21권 서두에서 힘겹게 스토리를 썼음을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21권으로 갈수록 마약으로 환각으로 자신을 망쳐가는 렌이 너무 마음 아팠는데 이젠 죽었으니 하늘나라에서는 편해졌으려나 생각했다. 
적어도 부담감과 구속에서는 벗어났을 테니까.
다만 차에 나나를 위한 선물이 있었고 나나가 보고 싶다고 부르짖던 렌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솟구쳤다.
 
도무지 이 다음 이야기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작가의 심정에 통감하며...
 
피끓는 청춘? 아니 흘러가는 청춘들의 드라마는 이렇게 끝이 나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선 무언가에게선 위로받길 원했던 방황하던 청춘들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찬란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믿고 싶다. 분명 행복한 기억일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