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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category 일상다반사/책 이야기 2013. 6. 24. 11:31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인걸까.

돈만이 중요시되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돈만을 쫓으려 하고 그런 과정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돈을 쫓는 사람들 중 대기업과 대주주는 막대한 이익을 얻지만 반대로 개미투자자들과 소주주는 막대한 손실을 얻는 데 있다.


이런 말을 하면 너는 참 순진하다 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겠다.

투자도 전략 아니겠냐 라며...

이 책에서도 형식과 재만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우리 사회, 자본주의 사회의 그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형식은 세종로의 이순신 동상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모델로 한 동상이라느니 대한민국 도처에 일제가 조선의 정기를 빼앗기 위해 쇠말뚝을 박아넣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며 포장을 해댔지만

사실 형식도 자본주의의 노예 중 한 사람에 불과하다.

서해바다 깊숙이 잠겨있는 일본의 어선과 군용선에 수많은 보물이 숨어있다고 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모아 어떻게든 한탕을 끌어내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거짓말에 사람들은 걸려들었고 결국 쪽박을 찬 것은 그와 개미투자자 뿐이었다.

같은 투자를 했지만 재만과 친구들은 치고 빠지기 전략으로 꽤 많은 수입을 벌어들였으니 말이다.


결국 형식은 사업을 말아먹은 후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며 돈을 꾸기에 이른다.

물론 결말은 허무하게도 이순신동상을 폭파하고 달아난 도주범이 되어버려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기에 이르렀지만...


재만을 비롯한 친구들은 형식을 욕하며 재때문에 내 인생이 꼬였다 말하겠지만 난 솔직히 조금 고소했다. 그들이 속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속물일지 모르지만 모든 것이 돈으로만 평가되고 판단되는 세상이 씁쓸해서 그것을 잘 이용하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이렇게 피해를 봤으면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

하지만 과연 나도 재만과 그의 아내처럼 벌어들인 돈으로 호화롭게 외국여행을 다니며 여유로운 삶을 꿈꾸지 않는다 말할 수 있을까. 나의 어두운 구석을 발견했고 그래서 뒤끝이 찝찝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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