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단편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를 꺼내들었다.
읽어야 할 이유가 생겨서 읽게 되었지만
사실 나의 성향과 잘 맞는 작가는 아니다.
이름이 있는 작가라고 해서 반드시 나의 성향과 맞다고 할 순 없겠지.
솔직히 처음에는 유명해서 그가 진행하는 책읽어주는라디오를 청취해보기도 했지만
목소리에 매력이 있을 뿐 그가 선택한 책들, 그가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나와 거리가 멀다는 걸 느끼곤 그 이후로는 더 이상 듣지 않게 되었다.
'오빠가 돌아왔다' 소설집 중 오빠가 돌아왔다 소설을 읽었다.
뭔가 전형적인 삼류틱한 소설이었다.
가면 갈수록 지루함마저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뒷돈을 받아 챙기는 아버지와
집나간 엄마와
십대 때 집을 나가 스무살 때 여자를 끌고 들어온 오빠와
극을 바라보는 주인공이자 세상을 다 알아버린 듯한 피곤한 시선의 여동생까지.
오빠가 집에 돌아오면서 네 식구들이 뜬금없는 야유회를 가는데 '와 이제 그들이 가족이 된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뭔가 찝찝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애매한 감정이 일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왜 내가 불편한 감정을 느꼈을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이렇게까지 막장 집안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나도 십대 때 세상을 사는 것이 지겹고 피곤하며 지친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이런 오빠는 없었지만 술로 가족들을 못살게 굴고 재산을 탕진했던 아버지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은 비슷했던 것 같다.
이제는 아버지가 술을 끊고 변화하셔서 우리 가족들의 모습이 전체적으로 변화하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는 아버지를 바라보기가 버겁고 힘들었다.
극중 화자도 아버지를 증오 or 연민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가정 or 가족일텐데 요즘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가족 관계는 건강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가족 간의 대화보다는 폭력이 난무하기 일쑤이고 서로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서 밀고 보는 것들 말이다.
그런 것들 때문에 사회에 정상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게 아닌지...
악순환의 반복인 것 같다.
갈수록 기본적인 것이 더 중요해지는 사회가 되어 간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고 자식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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