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도 루쉰의 유물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후 루쉰이 '문학가∙사상가∙혁명가'로 규정되면서 주안의 지위가 어정쩡해졌다. 루쉰은 문학혁명의 선구이자, 외치는 자이자, 신문화운동의 기수였지만, 그의 혼인이 중매결혼이었던 것이다. 루쉰 세대에게 중매결혼은 보편적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루쉰이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여겼다. 이 때문에 1949년 이후 루쉰 연구가 전례 없이 중시되며 연구자들이 자료 발굴과 정리 작업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유독 주안만큼은 배제되어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특히 극'좌'의 시대에 루쉰이 신단(神壇)에 오르며 우상으로 봉해지자 주안은 더욱 기피 대상이 되어 루쉰 연구의 금기(禁忌) 중 하나가 되었다. 모든 루쉰 전기에서 주안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녀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