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토지 18
신문에는 온통 전쟁에 관한 기사뿐이었다. 물론 여태까지 신문은 전쟁에 관한 것 일색이었지만 전선이 달라지고 적대국이달라지면서부터 일종의 히스테리처럼 신문지면은 요란해진 것이다. 식량증산, 저축장려, 국방헌금, 유기·기타 금속류의 헌납, 지원병 독려와 아울러 동태 상황에 대한 선전, 각종 단체들은 영일(寧日)없이영미)를 성토하고 각계각층의 인사들은 연일 진충보국(盡忠報國)과 성전환수를 외쳐대고 있었다. 특히 지식층, 그 중에서도 글 써서 행세해왔던 문인들 문학단체들은 남 먼저, 보다 과격하게 일왕(日)에 대하여 충성을 맹세하고 결사보국을 다짐하는 것이었다. 마치 총 든 놈이 뒤에서 목덜미를 겨누고 있기라도 하듯이. 오늘 신문에도 저명한 여류시인의 시(詩) 전승부」가 실려 있었다. - P53 1941년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