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의미
최악이었다. 진짜 주인공이 이렇게 역겹게 싫었던 적은 몇 번 없었는데... 충무로 감독이란 허울 좋은 이름을 내세우고 영화를 만들겠다며 여자 작가나 주인공으로 포섭한 뒤 몇 번 가지고 놀고 이후엔 다른 여자로 갈아탄다. 그런데 이런 짜증나는 인간을 이번에 만난 여자는 사랑한단다. 그런 여자를 만났으니 왠지 걸레같은 나를 사랑한다니 뭔가 죄스런 마음이 드는건가? 하지만 결론은 집착이라 생각하는 남자다. 뭐 이런 경우가.누가 보아도 난 그저 한심한 충무로 낭인이다. 이곳저곳 영화판을 기웃거리며 귀동냥이나 하고 가끔 신인들 뮤직비디오나 찍고 왕년의 연출부 시절 무용담이나 떠들고 다니면서 어리숙한 초짜 여배우들이나 따먹는, 그게 일상인 나를 사랑한다니. 아무리 순진해도 그건 좀 심했다. 남자 여자가 하룻밤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