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하고도
'너를 사랑하고도'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땐 같은 이름의 노래가 생각났다. 우리 시절을 산 사람이라면 아주 유명한 노래였기 때문이다. 소설은 남과 여의 시선에서 서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그려진다. 같은 시점을 다른 이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신선하고 좋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눈살이 찌뿌려져서 읽기가 괴로웠다. 로맨스(!)를 가장한 너무나 뻔한 불륜과 치정극으로 비춰져서 지겹고 싫었다. 사랑의 쓸쓸함을 그린 꽤 낭만적인 제목과는 다르게 불편한 이야기만 남았다. 뭘 말하려했던 것일까? 더러운 불륜관계? 아니면 스토킹? 냉소적인 정치판? 알 수 없는 인간사? 어쨌든 이야기 속 소재는 흔하지만 마주치기 싫은 일들 뿐이었다. 썩 개운치가 않은 이야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