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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여러 번 본다는 것 나는 맘에 든 작품을 여러 번 보는 것 같다. 예전에 어떤 영화는 극장에서 20번도 넘게 본 경우가 있었다. 한 번 보면 줄거리와 배우의 연기 정도만 보게 되지만 두 번 이상 보면 작품을 다각도로 볼 수 있게 된다. 조명, 각도, 시각, 장면의 분위기 등이 들어오게 되고 그런 것에서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책도 곱씹을수록 새로움을 느끼듯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벌써 그 작품이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니 놀랍다.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중 어떤 이는 명배우가 되었고 그때는 조연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히 이름을 날리는 배우들이 된 경우도 있지만 또 어떤 이는 하늘의 별이 된 경우도 있다. 여러 번 본 작품들 중 많은 것들이 있지만 나홀로집에는 거의 매년 크리스마스 때 보는 것 같고 넷플릭스 중 빨간머리앤 .. 2021. 5. 31.
[책]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나는 소설에 대한 흥미가 없는 편이다. 주로 읽는 책들은 논픽션이 많아서 기계적이고 딱딱한 문체의 내용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은 달랐다. 이런 소설이라면 나도 읽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이는 다른 소설처럼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 소설이 아니여서 그랬던 것 같다. 장소는 다름 아닌 한국. 그리고 멀지 않는 현대사. 외국소설을 읽을 때처럼 멀게 느껴지지 않았고 한국전쟁사를 공부하면서 공부했던 사실들을 소설적 장치들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식민지를 벗어나 이제는 안정적인 국가에서 살 수 있으려니 생각했던 국민들의 생각은 전쟁으로 산산조각이 난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국민들을 우롱한 채 도망가버렸고. 서로를 의심하게 된 사람들과 황폐해진 국토만이.. 2021. 5. 28.
죽을 자리란 게... 시사인 기사를 읽다가 늙은 산양이 죽을 자리를 찾으러 갔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죽을 자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이건 어제 산하령 2부를 보면서도 든 생각이다. 주인공은 도화꽃이 만발한 풍경이 있는 곳에 가서 '죽기 참 좋은 곳이네' 라는 말을 한다. 천천히 죽어가는 운명임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에 나온 발언이겠지만... 잠시나마 '아... 이런 경치 좋은 곳에서 죽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네.' 싶었다. 아직은 먼 훗날의 이야기라고 믿고 싶지만 생각해놓지 않는 것보다는 나중에 덜 아쉬울 것 같았다. 근데 죽을 자리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내 의지로 어딘가에서 죽음을 맞이하러 가는 것인데 그게 가능할 지는 모르겠다. 머리가 자라기 전에는 길을 가다가 기력이 다해서 죽는 것도 낭만적일거라 생각.. 2021. 5. 27.
오늘의 책 - 21.5.26 박완서 선생님 책 를 연이어 읽고 있다. 원래 일하던 파자마부에서 초상화부로 옮기게 된 주인공. 서울대 다녔다는 것이 들어가는 문턱을 쉽게 했었는데 매출이 줄어들자 그것이 크나큰 압박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도 사람은 환경에 적응한다고 초상화부에 가서 미군들에게 "메이 아이 헬프 유" 문장만 하던 것이 점차 생존 영어를 하기에 이른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날까 궁금해진다. 등 뒤에서 들리는 노골적인 원성을 통해 나는 우리 식구 말고도 내 어깨에 이삼십 명의 식구가 더 실려 있다는 걸 실물의 무게처럼 절박하게 느끼곤 했다. 그 무게는 잘 때도 나를 천 근의 무게로 가위 눌리게 했다. 나는 일주일을 견디지 못하고 말문을 열게 됐다. 일단 말문이 열리자 수치심이 사라졌고, 수치심.. 2021.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