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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페이지] 피부 치료를 시작하는 날

category 일상다반사 2013. 1. 15. 06:03

오늘부터 피부 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

큰 마음을 먹고 시작하는 일이라 과연 내가 잘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이 흔적은 계속 나를 괴롭힐 것이고 앞으로도 피부와의 사투를 벌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를 분명히 직시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치료하는데 드는 돈은 일단 120만원.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돈이 들 수도 있다.

과연 잘 나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된다.

하지만 해내야 한다.

 

피부 치료를 결심한 것은 작년 말 올해의 계획을 세우면서였다.

남편의 권유가 있기 전 내 피부가 이미 예전의 피부가 아님을 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어느 정도 체념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내게 남편은 피부치료를 권했다.

‘그래. 최근 몇 개월 심해진 피부 때문에 병원을 두세번 찾아가 몇달간 약을 먹어봐도 효과가 그닥 없었잖아.

그렇다면 다른 병원을 도전해보는거야.’

 

1월 초 나는 병원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피부질환 전문 병원을 여기 저기 기웃거렸다.

검색하면서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 피부과는 이제 대부분 미용에 치우쳐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피부질환인데 피부과 병원은 점을 뺀다거나 비만을 관리하는 등

다른 목적인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단했다.

그런 데는 가봤자 역시 도움이 안 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피부질환 관련 병원을 찾으니 한방 치료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었다.

이마저도 많지는 않았다.

분명 내가 알기로는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을 것 같은데

왜 생각보다 이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많지 않은지  의아했다.

어쨌든 이 좁은 구역에서 나는 찾아야만 했기에 회사 근처와 집 근처의 병원을 최종 선정했다.

 

회사 근처는 거리가 제법 있었기 때문에 집 근처로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 병원을 선택한 후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했다.

바로 다음날 전화가 와서 예약이 되었으니 며칠 후에 보자는 연락이 왔다.

 

피부과를 방문하던 날, 불안과 걱정이 얼마나 나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던지…

원장을 만나보니 개량한복을 입고 있어 조금 흠칫하기는 했지만-0-(정말 약방의 아저씨 같은 느낌?-_-)

나에 대한 상황을 인지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나의 피부는 습진의 한 종류로 지금 온몸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더 이상 미루면 치료 기간이 훨씬 더 늘어날 것은 물론이고 아예 원래의 피부로 회복이 불가할 수 있다고 하니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쨌든 그래도 남편과 이야기는 필요할 것 같아서 나중에 다시 확정 후 연락을 주겠다고 전하고 나왔다.

 

남편과 상의 끝에 병원을 믿고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

여전히 불안함이 있다.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술도 마시지 않고 당분간 고기나 밀가루 음식 등을 먹지 않고

치료를 꾸준히 한다면 완전 치료가 되는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해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것이니 일단 해보는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당분간은 좋아하는 술도 금지이고 내가 좋아하는 빵 등도 자제해야 한다.

이런 것들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이 힘들겠지만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또 완전한 치료를 위해서 견뎌내야 하겠다.

힘내자.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