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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비

category 리뷰/책 2012. 3. 19. 11:13
가비
감독 장윤현 (2012 / 한국)
출연 주진모,김소연,박희순,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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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에게 가비는 사랑이었고
한 남자에게 가비는 제국의 꿈이다.'


영화 엔딩 크레딧 직전 여주인공 타냐가 이런 말을 한다.
이는 자신을 사랑하여 목숨까지 바쳐야 했던 일리츠와
자신을 이용하고 죽이려한 여인에게 성정을 베푸는 고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일리츠와 타냐의 사랑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죽을 뻔한 고비에서 살아난 둘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을 때
이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어쩌면 예고된 것일지도 모른다.
항상 붙어있던 그들이 떨어져 서로를 그리워하게 되었을 때
안타까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서로를 다시 끌어안았을 때 이들의 사랑은 끝이 아닌 것 같아서 비로소 미소가 지어졌다.


고종의 커피 사랑은 알려진 바가 많다.
극중 고종이 타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왕이 되고 나서부터 내가 먹는 모든 것에 쓴 맛이 났어.
 근데 커피는 오히려 달달한 맛이 나더군."


왠지 당시의 고종이 감춰놓았던 마음 속을 들여다본 느낌이 들었던 대사였다.
정말 그러지 않았을까?
나라를 뺏기고 자국민의 애환이 늘어만 가는 것을 볼 때 
참으로 고통스러웠던 세월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어 주었던 것은 오로지 커피가 아니였을까 싶다.
커피의 쓴맛이 달달하게 느껴진 것은 그만큼 자신의 속은 커피보다 더 검게 변해버렸음을 말해주는 게 아니었을런지.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구하고자
끝까지 나는 살아남을거야 라고 말하던 고종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되뇌인다.

정관헌: 고요히 바라보는 곳
정관헌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정관헌의 시작,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종의 숨결이 여전히 그곳에 숨쉬고 있는 듯 해서 
가까운 시일내에 다시 한번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과는 분명 다른 느낌일 테니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커피 관련 포트와 찻잔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커피를 드립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해서 비록 영화지만 그속의 커피향이 관객에까지 전달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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