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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국근대사산책 7권

category 리뷰/책 2011. 12. 20. 06:44

한국근대사산책.7간토대학살에서광주학생운동까지
카테고리 역사/문화 > 한국사
지은이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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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은 6권에 이어 본격적인 1920년대의 사상과 문화를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중 나는 특히 사회주의 열풍의 유행과 3·1운동 이후 최대 항일운동인 6·10만세운동과 좌우합작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는 것에 주목해서 읽었다.


사회주의가 등장한 배경에
3·1운동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놀라웠다. 그래서 3·1운동의 배경이 되었던 사건들이 모두 사회주의가 탄생한 배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 그래서 1917년 러시아 혁명과 1919년 윌슨 민족자결주의 등의 제창, 그것에 따른 3·1운동의 발발, 또 워싱턴에서 조선의 독립 문제가 다뤄지지 않고 묵살되었던 것 등이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외부적인 요인 말고 내부적인 요인도 있다. 이것을 윤치호는 일본 통치에 의한 조선인의 걸식상태로까지 표현했다. 그만큼 민중은 자유에 굶주려 있었고 지금의 상태를 벗어나기를 원했던 것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한다.


초기 여러 사회주의 단체가 성립이 되고 분화를 거듭하다
1925년 순수 국내당인 조선공산당이 창당됨으로써 본격적인 사회주의 활동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91] 1925417일 서울 아서원에서 비밀리에 공산당 창당대회가 열렸다. 이때 결성된 조선공산당은 한국인 108명으로 조직된 최초의 순수한 국내 당이었다. 조선공산당은 코민테른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결성되었던 것이 아니며 조선공산당의 결성이 결코 긍정적인 평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이 점이 바로 훗날 조선공산당이 해체의 길을 걷게 되는 주요 이유가 된다. 조선공산당은 표면적으로는 서울청년회 계열을 제외한 국내외의 모든 공산주의그룹들이 연합한 형태를 취하였지만 실제로는 화요회가 당 조직을 주도했다.


그 후 박헌영을 주축으로 한 고려공산청년회도 결성된다.


[95] 공산당 창당이 끝난 다음 날인 418일 서울 훈정동 박헌영의 집에서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고려공산청년회가 결성되었다. 실질적인 주요 세력은 1921년 상하이에서 조직된 이르쿠츠크계 고려공산청년회의 박헌영, 김단야, 임원근 등과 화요계의 김찬, 조봉암 등이었다. 표면에는 조선청년총동맹이라는 합법적 단체를 내걸고 지하에서 활동하였다.


 

일제의 감시 때문에 지하에서 활동할 수 밖에 없었기에 이들은 언론을 이용했다. 두 단체의 주역들이 모두 조선일보에 몸담았다는 사실은 그래서 이해가 된다.


[96] 조선공산당과 고려공산청년회 결성을 주도한 화요회의 주역들은 조선일보 기자들이거나 곧 조선일보 기자로 입사할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6개월 만에 조선일보사를 떠나게 되지만 신문사가 그런 비밀활동을 하기엔 유리했다. 신문기자라는 신분의 유리함과 더불어 신문사의 지방 지국망을 세포조직 확산의 거점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6·10만세운동은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이 승하하고 전국적 애도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 즈음 이루어진 국수회 사건과 금호문 사건 등 조선 민중의 분노를 자아낼 만한 사건이 연이어 터진 것이 촉매제가 되었다.

6·10만세운동이 3·1운동 이후 학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최대 항일운동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단순히 그런 것은 아니였던 것 같다.


이는 남로당계와 북로당계의 평가가 엇갈렸던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22] 6·10만세운동의 경우에는 남로당계와 북로당계가 180도 다른 시각을 드러낸다. 전자에 따르면 이 운동은 우리 민족운동사에서 가장 뜻 깊은 저항 투쟁으로 평가된다. 그에 반해서 북로당계와 그 후속판으로 생각되는 북쪽의 궁정사학자들은 이 운동을 가혹하게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이 무렵 학생과 민중들은 혁명의 열기에 싸여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조직, 영도할 지하당이 올바르게 대중을 이끌지 못했다. 그런 나머지 이 운동이 쓰라린 패배의 기록으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그간 학생단체와 천도교의 합작품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역사교과서에 좌우합작 운동으로 표기해 좌파계열의 공헌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좌파계열의 숨은 주역은 2차 조선공산당 하부조직인 고려공산청년회 책임비서 권오설이다. 권오설을 주축으로 하는 제2차 공산당, 노총계는 코민테른 상하이 연락부 위원들인 김단야, 김찬 등과 연락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들의 지시와 자금 주선으로 국내에서 태극기와 함께 5만 매의 격문을 준비하였다.


 

사회주의가 유입되면서 독립운동의 주역들은 민족주의적인 입장만을 견지하던 것에서 점차 분화되었고 그에 따라 독립이 더욱 요원해질 수 밖에 없었다. 합작을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는 하나 사상적 차이로 인한 갈등은 완전한 합일을 이루는데 방해가 되었고 결국 이는 광복이 진행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1920년대 좌우합작을 위한 노력은 신간회가 주축이 되어 이루어졌다. 이승만을 주축으로 임시정부의 외교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수많은 단체와 당이 생성되는데 이 때문에 유일독립당운동이 일어난다. 하지만 신간회 창립 배경에는 유일독립당운동만이 아닌 여러 가지 설들이 존재한다고 한다는 것이 재미있다.


[190] 이현주는 신간회 창립 배경 요인으로 신간회 창립의 동인이 3·1운동 이후 부르주아 민족운동 내에서의 자치운동의 대두에 따른 비타협 민족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의 민족협동전선론이라는 견해, 당시 민족해방운동 전선에서 일어나고 있던 민족유일당운동의 일환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견해, 신간회의 창립과정에서 특히 사회주의자들의 역할에 주목하여 그것이 당시 일본 사회주의운동에서 나타난 대중 의식적 정치투쟁의 성행과 국내 유입으로 인해 창립될 수 있었다고 하는 견해, 코민테른의 식민지 민족해방운동 전략과 지시에 의해 신간회가 창립되었다고 보는 견해 등을 들었다.


 

게다가 일제가 신간회 창립을 방해하지 않고 허가했다는 것이 좀 의아스러웠는데 이를 보니 이해가 되었다.


[191] 일제가 합법단체로 신간회 창립을 허가한 이유로 소규모의 온건한 계몽적 민족주의 운동단체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고, 민족 단일 전선 내에 반드시 더 큰 불화가 발생하여 한국의 사상운동을 이원화하여 분열을 조장할 수 있으며, 어차피 한국인 각 파의 운동이 전개될 바에는 합법적으로 단일화된 공개적 조직이 감시하기에 편리하다고 판단한 것을 들었다.


결국 신간회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신간회의 세력이 예상외로 커지자 일제는 당황하고 후에 탄압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한다.


하지만 지속될 것만 같았던 신간회는 국공분열과 조공운동이 끝나면서 중국공산당에 유입되면서 해체될 위기에 처하고 만다
. 이는 사회주의 운동은 중국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고 사회주의 세력이 중국으로 유입되면서 더욱 그런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194] 1927713일 중국공산당과 국민당 간의 합작이 깨져 국공분열이 이루어졌다. 이에 영향 받은 우리 독립운동계의 좌우 분열상도 심각해지기 시작해 유일당운동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국공분열과 더불어 192812월에 나온 코민테른의 ‘12월 테제는 신간회를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효과를 내고 말았다. 코민테른은 조공의 파벌성, 조직역량의 약화 등을 이유로 해체를 지시했다. 코민테른의 지령에 따라 19288~12월 제4차 조선공산당은 부정되고 해산되었다. 조공운동이 종식되면서 공산주의 운동의 무대는 비교적 활동이 자유로운 만주지역으로 바뀌었다. 조선인들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각 파벌들은 만주에 총국을 두었다. 그러나 ‘12월 테제일국일당주의원칙으로 각 파벌들은 총국을 해산하고 중국공산당에 가입함으로써 한인들의 개별적 공산주의운동도 종식된다. 이로써 신간회도 해체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7권을 읽으면서 1920년대의 조선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특히 뒷부분의 대중매체를 비롯한 문화를 보면 그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다. 추가적으로 현진건의 고향과 염상섭의 만세전을 읽어보려고 하는데 고향을 통해서는 1920년대 농촌의 실정을 엿볼 수가 있고 만세전을 통해서 당시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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