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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자들의 사회

category 리뷰/책 2022. 1. 7. 14:35

2022년 첫 책으로 〈여자들의 사회〉를 읽었다.

정말 오랫만에 에세이였다.
돌아보면 10대 때는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여유가 없었다.
20대에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한두푼 모은 것 가지고 책을 겨우 살 수 있었지만 지적인 욕망이 생겼어도 아는 게 전혀 없어 타인의 시선에 비친 개인과 세상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게 에세이였다.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나의 10대와 20대 시절이 떠오른다.


이 책은 다양한 영화, 드라마, 책에서 표현된 여자들의 세상을 다루고 있다.
과거에 좋아했던 컨텐츠가 나오면 
'아~ 맞아. 내가 이래서 좋아했지.' 했다.

〈빨간머리앤〉은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
처음엔 애니메이션으로 접했고 이후엔 원작인 책을 읽었다.
마지막으론 넷플릭스에서 보았는데 셋 다 다른 느낌으로 풀어내어 모두 감동이 있었다.
작가는 빨간머리앤을 선택한 이유로 여자들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앤을 선택한 이유는 여성들의 연대와 서사가 있어서였다.
앤은 주체적이고 자기 표현에 스스럼이 없었다.
그녀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나는 늘 주눅들고 소심해서 어릴 적 발표하는 것조차 떨려하던 아이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출신이나 성별, 외모 등에 굴하지 않고 늘 앞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내 인생 영화 중 하나이다.
얼마 전 개봉 20주년으로 상영하기도 했다.
이번 상영 때 보지는 못했고 개봉 당시 본 게 다라 군데 군데 잃어버린 서사가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영화의 스토리가 다시금 떠올라서 반갑고 좋았다.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여자 친구들의 미묘한 관계를 참 잘 표현했고
그녀들이 일을 하게 되면서 부딪치는 것들을 스스로도 헤쳐 나가기도 하지만 친구로서 기대고 보듬어준다는 점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이 영화를 생각하면 젊고 풋풋하며 아름다운 청춘이 저절로 그려진다.
거기에 영화음악까지 좋다니.
이 영화가 책의 리스트에 있어서 참 좋았다.

작은 아씨들은 공교롭게도 작년에 북클럽을 하면서 재독한 책이었다.
나는 자매들의 부모님이 참 훌륭하시다라는 생각을 했고 조가 글을 쓰고 책을 내며 결혼을 해서 교육에도 힘쓰는 모습이 멋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자매들의 성격이 다 다를까 생각했다가 아 나도 그랬지 싶어 피식 했다.
나에게도 여동생이 있다. 서로가 결혼하기 전까지 우리는 서로에게 잘해주기보다 각자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서로에게서 찾으려 무던히 애썼던 것 같다. 덕분에 질투하고 많이도 싸웠다.
나에게 없는 그녀의 모습들이 어찌나 샘이 나던지 갖고 싶었던 적이 많다.
이제는 예전 일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나름 심각했었다.

나머지 셋 리스트는 못 본것들이다.
여자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시간 내서 하나 둘씩 꺼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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