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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델스존: 한여름밤의 꿈 서곡
- 베버: 클라리넷 협주곡 1번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일단 눈에 띄는 건 지휘자 스코트 유였다. 
역동적이고 힘찬 남성미가 넘치는 지휘였다.
절도 있는 몸짓과 온몸을 다써가며 지휘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열정이 느껴졌다.
모르는 사람이 봐도 지휘가 굉장히 명쾌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였을 것 같은데 그런 점이 그의 지휘의 장점이 될 것 같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가 끊이지 않고 갈팡질팡하자 바이올린 수석 연주자의 바이올린을 집어 들고 단원들을 밖으로 이끄는 모습에서는 재치가 느껴지기도 했다.

두번째로는 채재일 클라리넷 연주자가 있었다.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1번을 연주했는데 클라리넷의 소리가 그렇게 맑고 청명하며 께끗할 수 있는지 감탄했다.
박수와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는 훌륭한 연주였는데
특히 1악장과 3악장에서는 빠른 멜로디이지만 계속 그것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데 
숨쉬기가 무척 어려울텐데 어쩜 저리 유려하게 연주할 수 있는지 놀라웠다.
서울시향 클라리넷 수석 연주자다운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었다.
팬층도 두터운지 환호와 갈채가 끊이질 않았는데 센스있게 앵콜곡도 클라리넷에서 음의 높낮이면에서 가장 기교를 필요로 하는 곡을 연주해주었다.
제목을 모르겠으나 분명 들어본 곡인데 바로 전에 3악장의 전곡을 다하고 보란 듯이 빠른 앵콜곡을 들려주는 모습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수석 연주자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닌가보다. 그것도 서울시향 수석이니 말이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묵직한 분위기를 풍겨주는데 그런 면에서 스트라디바리우스와 첼로의 저음 파트가 상당히 중요했던 것 같은데
그 base를 아주 탄탄하게 잘 받쳐줘서 전체적인 흐름이 매끄럽지 않았나 싶다.
금관 연주자들의 소리가 가끔 뭉개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어서 무난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9번 교향곡이 1945년에 지어지고 1953년에 지어졌으니 8년이라는 긴 세월 끝에 탄생했는데
스탈린 사후에야 그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음악을 펼칠 수 있었던 면에서 작곡가의 애환이 느껴지는 곡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