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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썰렁하긴 하지만 길을 나섰다.
오후에 강연이 있어 안국역에 들렀다가 끝나고 바로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공연장은 주말인지 어제보다 사람이 더 많은 듯 느껴졌다.

오늘의 레퍼토리는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과 말러 5번 교향곡이다.

첫번째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은 비올라 협주곡 중 인기가 높은 곡이라고 한다.
비올리스트로 등장한 최은식씨. 특히 2악장의 빠른 템포에도 자유자재로 놀리는 모습이 비올라에 날개를 달았다는 표현이 떠올랐다.
훗날 비올라 독주를 한번 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 바이올린과는 다른 깊은 울림같은 것이 있었다.
그리고 남성 바이올리스트다보니 뭔가 더 박력있고 강한 느낌이 들었다.
단지 공연장의 천장이 높은 탓인지 비올라의 소리가 협주에 묻히는 경우가 있어 아쉬웠다.

두번째는 말러 5번 교향곡이었다.
4번 교향곡까지는 성악이 등장하는데 5번 교향곡은 순수 기악으로 교향곡이 구성된다는 점이 다르다.
1악장과 2악장의 터질듯한 관악음은 장송행진곡이라는 부제처럼 마치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로 들렸다.
장중하여 마음을 묵직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었다.
인상적으로 본 것은 4악장이다. 다른 일반 교향곡의 경우 주로 2악장의 파트가 서정적이고 느리게 연주되는데
이 교향곡의 경우 4악장이 그런 파트를 맡았다.
교향곡을 점점 듣다보니 빠르고 강한 템포가 담긴 악장들보다는 이런 아다지오 풍의 느린 악장이 마음에 오래 남는 것 같다.
하프의 선율이 리드를 하고 그에 맞춰 현악과 관악이 따라가는 모습이었는데 그 고운 선율에 넋을 잃고 들었다.
특유의 서정성과 감미로움이 느껴지는 악장이었다.

충남교향악단의 공연을 총평하자면 관악 주자들의 노련함과 열정이 돋보였다고나 할까.
현악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느껴졌다. 특히 바이올린의 경우 관악의 웅장함을 받쳐주지 못해 균형이 어그러지는 느낌을 몇 번 받았다.
지휘자의 열정적인 몸짓과 제스춰가 기억에 남았다.